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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97

태권도 사범은 서비스 업 종사자! 열정이 끓어오르던 사범 초기에 나는 최소한 도복을 입었을 때만이라도 무도인으로서의 자세를 가지고, 제자가 운동을 잘할 수 있게, 옳은 길로 가도록 교육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하지만, 나의 바람과는 다르게 태권도는 서서히 보육 서비스로 변해가고 도장들은 너도나도 학부모를 유혹하기 위한 온갖 서비스에 열을 올리며 변화와 변질을 이어 갔다.나만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다는 생각에 나 역시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도복을 집어 던지고 싶을 만큼 참기 힘든 순간들은 때때로 멘탈을 흔들고 있다. 오늘처럼 진상 학부모를 대할 때면 얼토당토않은 얘기에 맞서서 소리치고 화도 내고 싶지만, "태권도 가르친다는 사람이...." 라는 얘기가 나올 것 같아 속으로 삼켜야 할 때가 너무나도 많다. 오늘 내가 겪은 일은 옳고.. 2024. 6. 25.
지각을 밥 먹듯이 하는 사범 1. 보조 사범이 근무한 지 며칠 안 되었을 때다.수업 마칠 때 아이들에게 주말 프로그램을 공지하고 사무실에 들어와 쉬고 있는데,주말 프로그램 돈도 벌고 재밌겠다며 자기도 출근하고 싶단다.굳이 필요는 없었지만, 일도 배울 겸 해서 와도 된다고 했다.토요일... 출근 시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다.그리고 끝내 출근하지 않았다. 2. 한 달이 지나서 주말 프로그램에 사람 필요하니 출근하라고 했다.출근한다고 해서 기다렸지만, 역시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3.출근 시간 지각이 매우 잦다.출근 시간이 되면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3분만 시간이 지나도 불안함이 엄습한다.어느 날 5분 정도 지나 불안해서 연락했더니 화장실이란다.그렇게 화장실에 들렀다 오느라고 늦는 날들이 여러 날 생겼다. 4.3개월 일 하는 .. 2024. 5. 21.
뭘 꼬나봐~ X발 XX야! 도장 차량을 운전하다 보면 늘 같은 길로 다니다 보니 그 동네 길에 익숙해진다. 내가 익숙해지면 다른 차량의 움직임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렇다고 그 사람에게 일일이 따질 수도 없고 가르쳐 줄 수도 없다. 결국은 지나치면서 괜히 한 번 쳐다보게 되고 심할 때는 창문을 내리고 눈빛을 쏘거나 한마디 할 때도 있다. 그러면 상대방은 1. (사과) 미안하다는 제스쳐를 하거나 2. (무시) 난 모르는 일이라는 듯 앞만 보며 운전하거나 3. (공격) 아니면 오늘처럼 막무가내로 던지는 쌍욕을 들어야 한다. 셋 모두 나에게는 아무런 득이 없고 그렇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자칫 도장 아이들에게 보이지 말아야 할 모습을 보이게 될 수도 있다. 아파트로 진입하려고 좌회전하는 중에 사람이 건너고 있.. 2024. 3. 11.
1년 가까운 운동하지 않은 사범 태권도 사범이 1년 가까이 발차기를 한 번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 게으른(?) 사범이 정말 있을까? 그게 바로 나다. ㅜ.ㅜ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나는 최근 1년 가까이 태권도를 거의 하지 않았다. 잠시만 그럴 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6개월쯤 되었을 때, 샌드백 옆을 지나며 발을 찼는데 상단 돌려차기가 갑작스레 되지 않았다. 마치 운동신경이 매우 떨어지는 사람에게 아무리 가르쳐줘도 모양이 안 나오는 것처럼 정말 이상하다 싶었지만, 순간적이겠지 하며 지나갔고... 그렇게 다시 6개월가량이 흘렀는데 이제 몸통 돌려차기도 잘 안되고 옆차기는 아예 자세가 안 나온다. 하아~ 이렇게까지 빠르게 몸이 녹슬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고 그동안 너무 게을렀던 것이 후회도 되고 반성도 많이 하고.. 2024. 3. 4.
이런 X같은 경우를 봤나~ 최근 들어 태권도 사범(알바)을 구하는 과정에 대한 두 개의 포스팅을 올렸다. 1. 태권도장 무개념? 알바! 2. 새로운 사범과 일하는 기대와 걱정 수많은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이제 겨우 마음에 딱 드는 사람을 구했나 싶어 참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 워낙에 많이 당한(?) 터라 혹시나 싶어 출근 전날에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답장이 없다. 읽지도 않고 전화도 안 받는다. 결국.... 출근하기로 한 날 출근하지 않았다. 새로 올 사범에 맞춰 기존에 있던 알바를 내보내고 도복과 띠는 물론 이런저런 준비를 다 해놓았는데 뭐 이런.... 하아~ 계속 이런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니 인간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 2024. 2. 26.
새로운 사범과 일하는 기대와 걱정 도장에서 함께 일할 사범을 구할 때는 여러 가지로 기대와 걱정이 공존한다. 1. 오랜만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알아간다는 설렘이 있고 2. 우리 도장이 어떻게 새롭게 바뀔 수 있을까? 3. 지금보다 더 상황이 좋아지겠지? 하는 기대와 4. 주변 관장들에게서 듣는 당일 전화해서 오늘 하루 쉬겠다? 또는 갑자기 그만둔다? 5. 내가 추구하는 가치나 내가 지도해온 것과 너무 다르게 지도하면 어쩌지? 6. 오히려 관원이 줄어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이번에 사범을 새로 구하면서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 소개받고, 면접 보고, 통화하고, 챗 주고받고.. 족히 100여 명은 접촉했던 것 같다. 이 중에 함께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4명 정도뿐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연이 되지 못했고 가장 마지막에 만.. 2024. 2. 22.
극으로 치닫는 스트레스 도장이 잘될 때는 모든 일에 자신감이 넘치고 수업에도 활기가 넘친다. 몸이 지쳐도 고생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그래서 바쁘게 일상을 보내게 된다. 사건사고가 일어나도 크게 두렵지 않고 쉽게 털고 일어난다. 반대의 경우에는 수업도 본인 자체가 활기가 없고 많은 부분에서 부정적으로 사고하게 된다. 고생스러운 일은 하기 싫고 시간이 오히려 남아도 쉬려 하고 뭔가를 하기가 싫어진다.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주저앉아버리고 싶고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일어날까 봐 두려움이 앞선다. 움츠러드는 것이다. 잘될 때는 내가 복이 있는 것이고 내가 노력한 덕인데, 아닐 때는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바뀐다. 저 엄마는 왜 저럴까... 저 아이는 왜 저럴까... 왜 사람들이 이럴까 싶다. 인생은 롤.. 2024. 1. 16.
태권도장 무개념? 알바! 최근 보조 사범을 채용하고 내보내고, 새로 뽑고, 나가고, 다시 새로 뽑으면서 겪은 일들이다. 가. 자기는 약속을 어기는 사람을 제일 싫어 한다고 했다. 이성 친구도 거짓말을 하거나 약속을 어기면 정이 다 떨어져 안 만난단다. 연말까지 일하기로 했다.... 호흡도 너무 잘 맞고 여러면으로 서로 편의를 봐주며 잘 지냈다. 어느날 갑자기 집에서 지원해준다고 공부하겠다며 가을에 그만둔다고 했다. 약속 어기는 걸 경멸하면서 왜 본인은 안 지키냐고 했더니 미안하다고 한다. 나. 다른 도장에서 1년 넘게 일해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시켜만 주면 뭐든 배우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종일 휴대전화에 코를 박고 있다. 어느정도 적응 되었다고 생각하고 두 달이 지났을 무렵 간단한 수업을 세 타임에 걸쳐 보여주고 이제 한.. 2024. 1. 11.
사범의 관장의 '열심히'는 다르다? 어쩌다 보니 무경력자를 사범으로 채용했다. 지금껏 그래왔듯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했다. 매일 남아서 한 시간 가량 기본기를 가르쳤고 한 달여 지났을 때 확신이 섰다. . . 심각한 몸치다!!! 서기 방향 전환과 올려막기 등 완전 기본을 한 달 반을 가르쳤는데도 동작이 너무 어설프다. 지금 태권도 수업을 나눠주기에는 무리라 생각하고 다른 기초체력 운동이라도 수업을 진행하도록 시키려고 앞 부에 내가 수업을 할테니 마지막 부 수업을 해보라고 했다. 마지막 부 수업 몸 풀기를 진행하고 다른 부 때처럼 사범이 슬그머니 옆으로 빠졌다. 수업이 끝나고 해보라고 했는데 왜 안하고 모른척 빠졌냐고 했더니 처음에는 깜빡했다고 했다가, 조금 이야기를 나누니 못 하겠는다는 얘기 했다. 매일 남아서 1시간 .. 2023. 10. 10.
난 4학년되면 00도장으로 옮겨 오늘도 평화로운 차량 운행 시간, 애들끼리 나누는 얘기가 들린다. "난 4학년 되면 00태권도로 옮긴데"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이 얘기를 몇 차례나 반복해서 차에 있는 아이들에게 한다. 못 들은 척 애쓰려 했지만, 화가 또 치밀어 오른다. 3년이 넘게 특별한 문제 없이 잘 다니던 아이고 형편이 어려워 이래저래 편의도 봐줬던 아인데 다른 도장으로 옮긴다는 얘기를 들으니 안 그래도 어려운 도장 상황에 걱정과 두려움, 배신감과 분노(?)가 밀려왔다. 그러고는 매번 '내가 조금만 더 잘 가르쳐 줄 걸, 내가 조금만 더 친절하게 대해줄 걸~'하는 후회도 밀려온다. 태권도를 다니는 아이들은 언젠가는 그만두게 되어 있다. 그런데 전혀 예측하지 못한 아이들의 이탈이 발생하면 참 속상하다. 그것도 너무나 애착을 가지고.. 2023.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