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일지98 난 4학년되면 00도장으로 옮겨 오늘도 평화로운 차량 운행 시간, 애들끼리 나누는 얘기가 들린다. "난 4학년 되면 00태권도로 옮긴데"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이 얘기를 몇 차례나 반복해서 차에 있는 아이들에게 한다. 못 들은 척 애쓰려 했지만, 화가 또 치밀어 오른다. 3년이 넘게 특별한 문제 없이 잘 다니던 아이고 형편이 어려워 이래저래 편의도 봐줬던 아인데 다른 도장으로 옮긴다는 얘기를 들으니 안 그래도 어려운 도장 상황에 걱정과 두려움, 배신감과 분노(?)가 밀려왔다. 그러고는 매번 '내가 조금만 더 잘 가르쳐 줄 걸, 내가 조금만 더 친절하게 대해줄 걸~'하는 후회도 밀려온다. 태권도를 다니는 아이들은 언젠가는 그만두게 되어 있다. 그런데 전혀 예측하지 못한 아이들의 이탈이 발생하면 참 속상하다. 그것도 너무나 애착을 가지고.. 2023. 1. 10. 코로나는 힘든 것도 아니었네~ 2월 마지막 주 처음 코로나로 도장 문을 닫았을 때 일주일 쉬면 되는지 알고 한 달 쉬면 되는지 알았다. 코로나가 생소했던 그때는 그렇게 순진한 희망으로 버텼던 것 같다. 어느덧 코로나가 세상의 중심이 되고 쉬는 것에 길들어가고 있을 무렵에는 마음은 편치 않아도 몸은 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의 기세는 여전하고 지독함 때문에 이제는 마스크가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고, 모두가 힘든 시절이라는 자기 합리화로 퇴관까지도 무던하게 받아내고 있을 만큼 무감각해져 버렸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빠르고 기습적으로 예상했던 일이 일어나버렸다. 예상했던 일인만큼 대비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치밀하고 단호함에 나의 예상은 예상 밖으로 진행되어 버렸다. 몇 년 뒤에는 큰 교훈을 준 경험이고.. 2020. 11. 7. 문자 메시지가 올 때마다 오싹하다. 이제 좀 아이들도 거의 돌아오고 신규 입관도 받나 싶었는데, 다시금 악몽 속으로 돌아가는 것인가? 요즘은 문자나 카톡 알림이 뜨면 확인하기가 싫다. 혹여나 당분간 쉬겠다는 내용일까 싶어 확인하기가 두렵다. '안전 안내 문자', '재난 문자'까지 더해져 문자의 홍수 속에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이대로 계속 확산하여 거리두기 3단계까지 가면 도장도 문을 닫게 되지 않을까? 우리가 닫지 않아도 도장에 아이를 보낼 학부모도 많지 않을 것이다. 태권도 관장이 감염되었다는 소식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수련생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 다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인근 학교와 학원까지 다 휴교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 이 와중에 태권도장 운영한다고... 부모가 아이를 태권도 보낸다고 .. 2020. 8. 24. 지금 현재 도장에 오는 수련생 상황 코로나로 한~~참을 쉰 것 같은데 또 돌아보면 두 달 정도로 짧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수업을 다시 시작한 지 한참 된 것 같은데, 한 달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코로나 날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도장은 태권도를 그만둔 친구들도 많고, 연락을 받지 않는 가정도 많지만, 복귀한 수련생도 이제 제법 많아졌다. 오늘 회비표를 보면서 계산해 보니 85% 정도의 수련생 복귀를 마쳤다. 성인부 입관이 몇 명 있었고, 유치부 입관이 있었다. 신학기에 1학년 입관을 받아 1년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올해는 지금까지도 1학년 신규 입관이 한 명도 없는 것이 암담하게 다가온다. 그에 반해 코로나를 비롯한 이런저런 이유로 도장을 그만둔 수련생은 10명이 넘는다. 한창 신입 관원 받으며 인원 끌어올려야 하는 시기.. 2020. 6. 10. 하루 쉬지 못한 한 주 [오래전 일기] 오늘은 A 도장에 온 이후로 처음으로 승단 심사가 있었던 날이다. 예상대로 밖에서 애들을 통솔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구덕실내체육관이라 가까이 사는 S를 불러 잠깐 같이 있기도 했다. 아무튼 무사히 모든 일이 끝나고 관장님이 애들에게 햄버거를 사주셨다. 물론 나도... ㅋㅋ 어제는 승단 심사 연습이라 또 출근하고..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도 쉬질 못했네.. 다행히 다음 주는 토, 일 모두 쉴 것 같다. ㅋㅋ 퇴근 후 S를 만나기로 했는데 P가 L도 불렀다. S 차로 광안리에 가서 18,000원이나 하는 뷔페도 먹었다. 낮에 S가 우리 도장에서 운동하고 싶다고 해서 관장님에게 허락도 받았다. 이제 부려 먹을 쫄따구가 생겼다. ㅋㅋ S는 공짜로 운동하고 배워서 좋고, 나는 쫄따구에 차 태워줄 동료.. 2020. 4. 24. 4월 20일 오랜만에 도장을 열며... 코로나로 한창 쉬고 있던 3월 중순 몇 시간 동안 귀에 땀이 흐르고 목이 쉬도록 모든 학부모와 통화를 했다.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도장은 언제까지 쉬어야 하는지~ 짧은 통화 속에 오히려 도장을 걱정해주고 꼭 다시 보내겠다는 격려와 응원을 받으며 희망을 보았다. 모처럼 미소 지으며 힘이 났던 하루로 기억한다. 중간에 회비를 입금해 준 학부모도 있고 상품권을 보내 준 학부모도 있었다. 덕분에 도장을 열기만 하면 많은 수련생이 빠르게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며 자신감이 넘치고 있었다. 그렇게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끝나는 4월 20일 도장을 다시 열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아이들이 반가워 안부를 물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자신감이 점점 떨어졌다. 막상 도장 문을 열고 나니 조금만 더 있다가 보내겠다는 문자메시.. 2020. 4. 21. 코로나19, 태권도 사범 월급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오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한다고 발표하며 체육시설이 문을 열어도 되지만,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때처럼 관리를 잘해달라고 했다. 정부에서는 4월 30일~5월 5일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를 마지막 고비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 시기를 잘 넘겨야 개학도 가능하고 태권도장도 숨통이 좀 트일 것 같다. 이제 두 달가량 이어진 태권도장 휴관도 끝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월이 끝나가는 시점이고 5월 초에 연휴가 있는 만큼 5월 11일 이후는 되어야 수련생이 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그리고 단계적으로 개학을 하고 사태의 추이를 좀 더 살펴보는 학부모도 있을 테니 지금과 같이 점차 코로나가 사그라지면 6월은 되어.. 2020. 4. 20. 우리는 왜 죄인이 되었나? 정부에서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2주 더 연장한다고 엄포를 놓으며 체육시설 이용을 자제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런데... 나들이 명소는 사람들로 주차장에 자리가 없고 맛집에는 빈자리가 없다. 상당수 학원이 문을 닫지 않고 학생들이 들락거린다고 한다. 클럽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놀이공원에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정치인은 사람들 모아놓고 유세하고 굳이 지나가는 사람 붙잡아 악수나 명함을 건네며 접촉을 한다. '다음 주면 도장을 열 수 있을까?' 생활고에 도장 문을 열어 볼까 고민하지만 끝내 눈치만 보다 휴관이 연장되었다는 문자를 보낸다. '이번에는 뭐라고 적어야 하나...' 순진한 고민뿐이다. 누구보다 위생에 신경 쓰며, 가장 먼저 손 소독제와 체온계를 구입하고, 방역용품은 물론 심지어 업체에서나 볼법.. 2020. 4. 7. 코로나로 태권도장이 가장 힘든 것은? COVID-19(코로나바이러스)로 도장을 쉰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2월 마지막 주에 일주일이나 쉬어서 어떡하나.. 사범 월급이랑 월세랑 돈 들어갈 곳이 많은데... 수업이 없겠다 싶었다. 결국 2월은 수입이 0원에 가까웠다. 처음엔 일주일 쉬는 것도 큰 걱정이었는데, 개학이 연기되는 바람에 3월 한 달을 꼬박 쉬고 4월 첫 주도 쉬게 되었다. 이제는 그때라도 도장을 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주변 도장들도 이런 일이 처음이다 보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현재 태권도장들이 가장 힘든 것은 다음과 같다. 1. 도장을 열 수 없으니 수입이 전혀 없다. 2. 월세 (우리 건물주는 월세를 좀 깎아 줄 생각이 전혀 없다.) 3. 인건비 (도장을 열지 않으니 사범은 출근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 2020. 3. 20. 코로나 19로 말라 죽을라~ 대전, 충청지역도 코로나에 뚫렸다. 아니다... 그냥 온 나라에 청정지역은 이제 없다. 인근 학원들 쉰다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다 쉬는데 혼자 안 쉬고 도장 열었다가 여기서 2~3차 감염이 일어나면 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쉬어야 그 효과가 발휘될 것이다. 일주일 쉬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일주일 쉬고 나서도 사태가 가라앉기는커녕 더 커질까 봐 걱정스럽다. 그럼 휴관, 퇴관생들이 속출할 것이고.. 사범을 여럿 쓰거나 사범 급여가 높은 도장, 월세 많이 내는 도장은 얼마 버티지 못한다. 의사의 검사 권유를 뿌리친 확진자, 자가격리하라는 지침을 어기고 돌아다녔던 확진자.. 당신들의 그 안일하고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누군가는 생업이 끝장날지도 모를 위기에 처해있다. 원망스럽.. 2020. 2. 22. 이전 1 2 3 4 5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