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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

뭘 꼬나봐~ X발 XX야!

by 태권마루 2024. 3. 11.

도장 차량을 운전하다 보면 늘 같은 길로 다니다 보니 그 동네 길에 익숙해진다. 내가 익숙해지면 다른 차량의 움직임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렇다고 그 사람에게 일일이 따질 수도 없고 가르쳐 줄 수도 없다. 결국은 지나치면서 괜히 한 번 쳐다보게 되고 심할 때는 창문을 내리고 눈빛을 쏘거나 한마디 할 때도 있다.

 

그러면 상대방은

1. (사과) 미안하다는 제스쳐를 하거나

2. (무시) 난 모르는 일이라는 듯 앞만 보며 운전하거나

3. (공격) 아니면 오늘처럼 막무가내로 던지는 쌍욕을 들어야 한다.

셋 모두 나에게는 아무런 득이 없고 그렇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자칫 도장 아이들에게 보이지 말아야 할 모습을 보이게 될 수도 있다.

 

 

아파트로 진입하려고 좌회전하는 중에 사람이 건너고 있어 기다리고 있는데 배달 오토바이가 계속 빵빵거렸다. 지나치면서 쳐다봤는데 "뭘 꼬나봐~ X발 XX야!" 라는 쌍욕이 날아 왔다. 

아파트 진입로라 그 소리를 듣고도 그대로 지나쳤지만 '따라갈까? 복수할까? 다음 수업은 어쩌지?' 그 짧은 순간에 많은 것이 스쳤다. 그냥 포기하고 도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각해 보니 내가 그런 식으로 쳐다보지 않았으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음에 또 이런 비슷한 일을 만나면 창문을 내리거나 강한 눈빛을 보낼 것이 아니라 가볍게 미소 지으며 고개 한 번 숙여주고 말아야지.. 그래도 짜증과 욕설이 날아오면 그 사람의 배움이 거기까지라고 생각하고 넘겨야지.. 

차량 운행하다가 내려서 네가 잘났니 내가 잘났니 해봐야 거기서 답을 얻을 수도 없고 도복 입고 다툴 시간도 없고 혹여나 학부모나 제자가 볼 수도 있으니 그래서도 안 된다. 우린 그저 참고 참아야 된다.

 

많은 배달 오토바이가 선입견을 품지 않을 수 없도록 운행하고 행동한다. 딸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걸 우리모두가 알고 있다. 거기에 문신까지 있으면 이건 선입견이 아니라 과학일 정도다.

원활한 운행을 위해서라도 한 번 더 양보해 주고 조금 더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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