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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

태권도 사범은 서비스 업 종사자!

by 태권마루 2024. 6. 25.

 

열정이 끓어오르던 사범 초기에 나는 최소한 도복을 입었을 때만이라도 무도인으로서의 자세를 가지고, 제자가 운동을 잘할 수 있게, 옳은 길로 가도록 교육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하지만, 나의 바람과는 다르게 태권도는 서서히 보육 서비스로 변해가고 도장들은 너도나도 학부모를 유혹하기 위한 온갖 서비스에 열을 올리며 변화와 변질을 이어 갔다.

나만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다는 생각에 나 역시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도복을 집어 던지고 싶을 만큼 참기 힘든 순간들은 때때로 멘탈을 흔들고 있다.

 

오늘처럼 진상 학부모를 대할 때면 얼토당토않은 얘기에 맞서서 소리치고 화도 내고 싶지만, "태권도 가르친다는 사람이...." 라는 얘기가 나올 것 같아 속으로 삼켜야 할 때가 너무나도 많다.

 

오늘 내가 겪은 일은 옳고 그른 것의 문제가 아니었다. 얼만큼 자기(학부모)의 마음에 들게 얘기하고 자기의 말에 공감해 주느냐의 문제였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태권도 사범의 철학을 내세우기보다는 철저하게 서비스적인 마인드가 필요했다.

 

그냥 다 내려놓고 학부모에게 맞추면 쉬워지는 길이고 본인의 철학과 고집을 꺾지 않으려면 그만큼 잃을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잘 조율한다면 그것이 잘하는 관장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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