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사범이 1년 가까이 발차기를 한 번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 게으른(?) 사범이 정말 있을까?
그게 바로 나다. ㅜ.ㅜ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나는 최근 1년 가까이 태권도를 거의 하지 않았다.
잠시만 그럴 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6개월쯤 되었을 때, 샌드백 옆을 지나며 발을 찼는데 상단 돌려차기가 갑작스레 되지 않았다.
마치 운동신경이 매우 떨어지는 사람에게 아무리 가르쳐줘도 모양이 안 나오는 것처럼 정말 이상하다 싶었지만, 순간적이겠지 하며 지나갔고... 그렇게 다시 6개월가량이 흘렀는데 이제 몸통 돌려차기도 잘 안되고 옆차기는 아예 자세가 안 나온다.
하아~ 이렇게까지 빠르게 몸이 녹슬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고 그동안 너무 게을렀던 것이 후회도 되고 반성도 많이 하고 있다.
뭔가 조금이라도 되돌리려고 요 며칠 노력했는데, 근육이 찢어지는 듯이 아프면서 운동 초보가 된 느낌이다. 아니, 느낌만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상태인 것 같다.
계속 컴퓨터만 하고 수업해도 가만히 서서 입으로만 가르치고 개인 운동도 하지 않고 널브러져 있었던 것이 화근이다.
얼마 전만 해도 고단자 심사나 어디 가서 연습하고 있으면 자세가 연습한 티가 난다느니... 제법 잘 한다는 얘길 많이 들었고 별다른 준비 없이도 발이 많이 올라갔는데 그 짧은 시간 사이 내가 그랬었다는 것을 증명할 길이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왜 나는 핑계만 대고 있었던 것인가? 사실 이런저런 일이 많았고 정신적으로도 그런 상태였지..
그런데 그 누구는 이런저런 일이 없겠는가..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고 저마다의 롤러코스터 위에서 살아간다.
나는 태권도가 본업이고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데, 고난도 동작도 아니고 가장 기본적인 것이 안 된다면 도복을 벗어야 맞는 것 아닐까?
아직은 그럴 수 없다. 앞으로도 그러고 싶지 않다. 바보 같이도 지난 1년 동안 이렇게나 망가졌으니, 앞으로의 1년은 망가진 몸을 다시 기본만큼은 부끄럽지 않도록 만들어야겠다.
되겠지?
설마.....
그래도 반평생은 넘게 태권도했는데.. 몸이 기억한다고 하던데.. 설마 1년 만에 다 사라지겠어?
꾸준함의 힘을 알고 있으니 힘들어도 꾸준히 한 번 해보자~
도복을 입고 제자들 앞에서 섰을 때 부끄럽지는 않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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