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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

1년 가까운 운동하지 않은 사범

by 태권마루 2024. 3. 4.

태권도 사범이 1년 가까이 발차기를 한 번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 게으른(?) 사범이 정말 있을까?

그게 바로 나다. ㅜ.ㅜ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나는 최근 1년 가까이 태권도를 거의 하지 않았다. 

잠시만 그럴 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6개월쯤 되었을 때, 샌드백 옆을 지나며 발을 찼는데 상단 돌려차기가 갑작스레 되지 않았다.

마치 운동신경이 매우 떨어지는 사람에게 아무리 가르쳐줘도 모양이 안 나오는 것처럼 정말 이상하다 싶었지만, 순간적이겠지 하며 지나갔고... 그렇게 다시 6개월가량이 흘렀는데 이제 몸통 돌려차기도 잘 안되고 옆차기는 아예 자세가 안 나온다. 

 

60세에 3.1m 공중 격파로 기네스에 오른 남승현 국기원 시범단장, 리스펙~!

 

하아~ 이렇게까지 빠르게 몸이 녹슬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고 그동안 너무 게을렀던 것이 후회도 되고 반성도 많이 하고 있다.

뭔가 조금이라도 되돌리려고 요 며칠 노력했는데, 근육이 찢어지는 듯이 아프면서 운동 초보가 된 느낌이다. 아니, 느낌만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상태인 것 같다.

 

계속 컴퓨터만 하고 수업해도 가만히 서서 입으로만 가르치고 개인 운동도 하지 않고 널브러져 있었던 것이 화근이다.

 

얼마 전만 해도 고단자 심사나 어디 가서 연습하고 있으면 자세가 연습한 티가 난다느니... 제법 잘 한다는 얘길 많이 들었고 별다른 준비 없이도 발이 많이 올라갔는데 그 짧은 시간 사이 내가 그랬었다는 것을 증명할 길이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왜 나는 핑계만 대고 있었던 것인가? 사실 이런저런 일이 많았고 정신적으로도 그런 상태였지..

그런데 그 누구는 이런저런 일이 없겠는가..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고 저마다의 롤러코스터 위에서 살아간다.

나는 태권도가 본업이고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데, 고난도 동작도 아니고 가장 기본적인 것이 안 된다면 도복을 벗어야 맞는 것 아닐까?

 

아직은 그럴 수 없다. 앞으로도 그러고 싶지 않다. 바보 같이도 지난 1년 동안 이렇게나 망가졌으니, 앞으로의 1년은 망가진 몸을 다시 기본만큼은 부끄럽지 않도록 만들어야겠다.

 

지금 상태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되겠지?

설마..... 

그래도 반평생은 넘게 태권도했는데.. 몸이 기억한다고 하던데.. 설마 1년 만에 다 사라지겠어?

꾸준함의 힘을 알고 있으니 힘들어도 꾸준히 한 번 해보자~

도복을 입고 제자들 앞에서 섰을 때 부끄럽지는 않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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