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일지98 아파도 아파해선 안된다. 종종 일 마치고 친구랑 피시방에서 서든어택을 즐긴다.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니 아이들 눈치 보지 않고 도장에서 피우지 못하는 담배도 마음껏 피우고, 재밌는 게임도 즐기며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 중 하나라고 할까.... ^^; 참고로 1시까지 출근이니 다음 날 수업에 방해되는 정도까지는 아니다. 며칠 전에도 PC방에 갔었는데 속이 좀 답답하고 몸이 좀 으슬으슬하기 시작했다. 몸살이 시작될 것 같아 다음날 출근을 위해 몸을 다스리러 급히 집에 와 침대로 들어갔다. 전기장판을 뜨겁게 달구고 이불 속에서 땀을 뿜어냈다. 침도 못 삼킬 만큼 목이 타들어 가는 느낌에 물 가지러 간다고, 물 마신다고, 더워서…… 밤새 몇 번을 잠에서 깼는지 모른다. 덕분에 다음날 어느 정도 회복되었지만 으슬으슬한 잔잔한 고통은 계속.. 2007. 12. 9. 실력과 실력을 넘어서는 열정의 공인 태권체조 강사 어제 모 대학교에서 태권도 사범을 대상으로 최근 대한태권도협회가 개발한 공인 태권체조 강습회가 있었다. 얼만큼이나 개발될지는 모르겠지만 5장까지 교육을 받았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해서 4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쉬는 시간도 거의 없이 장장 5시간여를 열심히 뛰었다. 강사로는 태권체조 개발에 참여한 5명의 여걸(?)이 왔었는데 하나같이 너무나 열정적이어서 가슴이 두근거릴 지경이었다. 도장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사범들인데 그런 그들을 상대로 그렇게 잘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무엇보다 시범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그들의 그런 열정 덕분인지 지금까지 보아온 지도자 교육과는 다르게 한쪽 구석에서 쉬는 사람 거의 없이 다들 열심히 비지땀을 흘렸다.. 2007. 11. 25. 스승에 날에 받은 편지 태권도 사범이 되고 나서 두 번째 맞는 스승의 날이다. 나는 아직 스승이 무엇인지 깊은 의미는 잘은 모르지만, 아이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에 그래도 스승의 날에 작은 선물 몇 개를 받았나 보다. 많지 않은 몇 개의 선물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역시 편지였다. 아이들이라 삐뚤삐뚤한 글씨에 맞춤법도 엉망이지만 진솔한 표현방식들이 재미있어 읽으며 자연스럽게 미소가 피어올랐다. 태권도 선생님께 태권도 선생님 우리 오빠 가끔씩 울지만, 잘 하고 있죠 오빠가 편지를 못써서 제가 되신 썼어요. 우리 오빠 잘 가리켜 주세요. -동생올림 태권도 사부님께. 안녕하십니까? 태권도 사부님 저 7:30분 부에 나오는 JH이 입니다. 요새 건강하신가요? 저는 약간 열이 난답니다. 요즘 사부님의 재미있는 .. 2007. 5. 17. 1년 6개월 내 월급은 두 배~ 태권도 사범으로 첫발을 내딛고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 나는 두 번째 직장으로 옮겼다. 자의 반, 타의 반…. 나는 그것을 '스카우트'라고 표현하고 싶다. 1년 동안 정말로 모진 사회생활을 경험하며 인내하며 열심히 배웠던 만큼 좋은 기회가 생겼다. 사실 당시에는 두려움이 컸었다. 능력에 비해 큰 자리였으니 말이다. 아무튼, 처음은 보통의 사범들이 그렇듯이 아르바이트생들과 비슷한 박봉을 받으며 시작했다. 하지만 보수에 연연하지 않고 배운다는 자세로 시간이 흘러 어제 또 조금 오른 월급을 받아들었다. 첫 월급의 두 배 정도 되는 액수다. 1년 반 만에 두 배로 올랐지만, 소기업 회사원 정도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처럼 일자리 구하기 어려운 세상에 나처럼 지독하게 놀고도 이만큼 오기는 가히 쉬운 .. 2007. 3. 30. 마지막 하루! 고된 하루의 연속을 드디어 마감했다. 1년간 하루가 멀다고 싫은 소리를 들으며 대꾸 한 번 하지 않고 불만이 쌓여도 스트레스가 폭발하려 해도 묵묵히 참으며 참 잘도 견뎌냈다. 아이들에게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다. 다들 그렇게 나간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지만 "태권!" 인사하며 하나둘 집으로 바삐 돌아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그래도 아무 말 없이 헤어지긴 싫어서 아이들 하나하나 보내며 한마디씩 짧게 해 주었다. 곧 승품단 심사가 있을 녀석들에게 열심히 해서 꼭 한 번에 합격하라는 응원을 해주었고, 평소 말 잘 안 듣던 녀석에겐 이젠 사범님 관장님 말씀 잘 들으라고 타일러 주고, 평소 나무랄 것이 없던 녀석들에게는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는 격려를 보내주었다. 한 .. 2006. 10. 28. 1년간 사범 생활을 마치며.... 이 도장에 사범으로 들어온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지난 1년간 정말 힘들고 괴로운 날들이 많았지만, 오늘날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지난 시간 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성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소수 아이도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내가 이제는 말 몇 마디로 40명의 아이도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도록 다룰 수 있는 지경이 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그 아이들이 나에게 많이 길든 탓이기도 하지만,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을 최근 들어 많이 느끼고 있다. 고학년이나 중·고등부 아이들까지 휘어잡는 데 1년이 걸렸다. 이제야 능수능란하게 뭔가 좀 하게끔 되었는데 나는 떠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엄연히 따지자면 스카우트되어 가는 것이다. 매일같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나에게는 보수, 거리, 여건 등 여러 .. 2006. 10. 21. 버디버디 가입 도장 애들한테 메신저 쓰냐고 물으니 대부분 '버디버디' 쓴단다. 아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버디버디'에 기꺼이 가입했다. '네이트온'이나 'MSN'에 비하면 UI는 이쁘지만, 옵션 등 기능 면에서는 많이 떨어진다. 가입하자마자 벌써 20명이 친구로 등록됐다. 아이들 홈피를 하나씩 살펴보면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모두 'SS501'과 '슈퍼주니어', '이준기'의 팬이다. 다들 홈피에 자기 사진은 없고 연예인과 애니메이션 사진만 가득~ 어렵지 않게 아이들의 관심사가 뭔지 알 수 있었다. 대학생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초·중학생들의 버디버디 홈피, 그리고 조금은 보다 진보되었다고 생각하는 여러 대학생과 사회인들의 블로그, 기업과 개인의 홈페이지~ 무리를 형성하며 저마다의 특색이 있다. 이 모두를 운영하며 .. 2006. 8. 13. 자아성찰(自我省察) 토요일 오후. 쉬는 날이면 나는 어김없이 정오는 넘겨야 눈을 뜬다. 예전엔 이런 게으름에 대해 행복이라 여겼다. 마음껏 자는 것 만큼 즐거움을 주는 것도 많지 않으니까 말이다. 눈을 뜨고 빵 한 조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TV를 켜니 케이블에서 "협회장배 품새대회" 방송해준다. 태권도사범으로써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방송이다. 그동안 겨루기 대회에만 치중하던 태권도계가 최근 몇 년사이 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한 태권도 보급을 위하여 품새대회 쪽으로도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해서 급진적으로 태권도학과와 품새 선수도 양성되고 있다고 들었다. 평소에 품새 만큼은 자신있어하던 나는 오늘 경기방송을 보면서 가슴이 끓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일반부부터 시작하여 초등부까지.. 과연 내가 그들과 품새 대회에서 겨루었을.. 2006. 6. 10. 이것도 여유인가? 오후 2시, 첫 부 수련 시간이다. 하지만 오늘은 첫 부에 오는 1, 2학년 아이들이 소풍을 갔다. ㅋㅋ 모처럼 여유를 부리고 있지만, 마음은 그다지 여유롭지 못하다. 뚜렷한 이유는 모르겠다. 연습해야 할 것은 많고, 하기는 싫고, 시간은 없고… 요즘은 오직 내일에 대한 생각만 가득하다. 가까이는 '새 도복과 띠에 어떤 문구를 새길까?', '심판연수는 합격했을까?', '5단 심사는 잘할 수 있을까?'부터 멀리는 '어떻게 도장을 내고 결혼을 하고 집을 장만할까?'까지… 몽상으로 가득했던 불과 얼마 전까지와는 달리 이젠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에 휩싸여있다. 그저 평범한 직장에 다니며 안정적인 내일을 준비하는 삶이 아닌 도전과 모험을 해야 하는 상황에 부탁치고 또 그것을 선택한 나로서는 선택에 대한 후회가 없지.. 2006. 4. 25. 이 얼마만의 휴일인가…. 대략 한 달 하고도 반만의 휴일인 것 같다. 끝없이 이어지는 체육관 프로그램에 아이들도, 관장님도, 누구보다 내가 많이 지쳤다. 잘 아프지 않는 내가 몸살까지 앓았을 정도니… 모처럼 일정이 없어서 토요일도 쉰다. 오늘은 학교에서 신구대면식이 있다고 해서 가서 좀 놀아볼까 한다.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있는 지금의 나에게 좋은 휴식이 될 거라 믿는다. 참~ 달콤하다. 휴일이라는 거 말이다. 2006.04.01 2006. 4. 1. 이전 1 ···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