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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

코로나로 태권도장이 가장 힘든 것은?

by 태권마루 2020. 3. 20.

COVID-19(코로나바이러스)로 도장을 쉰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2월 마지막 주에 일주일이나 쉬어서 어떡하나.. 사범 월급이랑 월세랑 돈 들어갈 곳이 많은데... 수업이 없겠다 싶었다. 결국 2월은 수입이 0원에 가까웠다.

처음엔 일주일 쉬는 것도 큰 걱정이었는데, 개학이 연기되는 바람에 3월 한 달을 꼬박 쉬고 4월 첫 주도 쉬게 되었다. 이제는 그때라도 도장을 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주변 도장들도 이런 일이 처음이다 보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현재 태권도장들이 가장 힘든 것은 다음과 같다. 
1. 도장을 열 수 없으니 수입이 전혀 없다.
2. 월세 (우리 건물주는 월세를 좀 깎아 줄 생각이 전혀 없다.)
3. 인건비 (도장을 열지 않으니 사범은 출근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월급을 줘야 하는가?)
4. 개학 이후에 대한 불확실성

1. 태권도장은 수입은 전혀 없고 고정 지출만 있을 뿐이다.
2월 마지막 주부터 쉬었기 때문에 사실상 수입이 0원인 것이 아니라 일주일 치 수업료가 빚으로 남아 있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 도장을 다시 열더라도 회비 날짜를 일주일 연기 해줘야 하니 4월부터 한다고 하더라도 4월에도 고정지출이 나가고 복관하지 않는 아이들을 고려하면 수입이 거의 없는 것이다. 2~4월까지 3개월을 고스란히 적자를 봐야 한다.

5월에도 얼마나 복귀할지 모르고, 태권도장에는 1년 농사인 3월 신학기가 사라짐으로써 보이지 않는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2. 월세
TV에서 착한 임대인에 관한 기사가 나올 때마다 우리 건물주에게서 연락이 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린다. 끝내 연락이 오지 않으면 '먼저 연락을 해야 하나?', '이번 달 임대료를 내지 말고 버텨 볼까?' 을의 고민이 깊어진다.

3. 사범도 살아야 하지만 도장이 너무 어렵다.
이것도 정말 어려운 문제다. 보통의 회사나 다른 자영업이면 금액이 적더라도 수입이 있을 텐데... 우리는 수입은커녕 고정 지출로 적자를 볼 수밖에 없으니 인건비가 가장 큰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물론 비자발적이지만) 도장에 아예 출근도 하지 않았고 일도 하지 않았는데 월급을 줘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운영하지 못해 문을 닫았을 경우 5인 미만 사업장은 무급휴가가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을인 사범 역시 월급을 주지 않으면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 도의적인 차원에서 어느 정도 지급해야 우리도 마음이 편한 것이다. 이것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땅치 않아 주변에 알아보니 저마다 제각각이다. 그나마 제일 많은 것이 절반 정도 지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범과 상의하여 적절한 선에서 타협을 해야 할 것이다. 사범들도 자신의 권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도장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어려움에 부닥쳐있는 만큼 타협하는 자세를 갖춰주면 좋겠다. 도장이 더 힘들어지면 사범도 직장을 잃게 될 것이다.

고용유지지원금 제도가 있다고 해서 알아봤다. 봐도 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고,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알 수 없는 서류들뿐이다. 이건 뭐 있어도 신청하지 말라고 하는 것 같다. 신청 절차가 너무 어려운 것이다. 

기사를 살펴보니 울산에 338건 제주에 360건 정도가 신청되었다고 한다. 얼핏 보면 많은 수 같지만, 그 많은 회사와 자영업자 중에 아주 극소수만이 신청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 어떻게든 도움을 받아 보태려고 했지만 포기하고 말았다. 주변에 다른 학원 원장님들도 다들 포기했다고 한다.

4. 개학 이후의 불확실성
4월 첫 주도 쉬기 때문에 4월을 통째로 쉬는 관원들이 많이 질 것이다. 또한 이미 아이들은 오랫동안 쉬었기 때문에 다시 운동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클 것이다. 가계 경제도 불안하기 때문에 도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러면 5월이고 6월이고 계속해서 도장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가을을 지나서야 정상화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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