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도복에 검은 띠를 매고
도장의 한 가운데 서서
엄숙의 칼로 잡념의 허리를 베어
삶의 뒷편으로 잠기면
집념과 모습없는 상대가
내 정신의 가장 깊은 곳,
그리고
내 생활의 가장 깊이 숨은 곳에서 나타나
신비로운 길들을 만들어 낸다.
그것은 춤이 아니면서 아름답고
그것은 태산이 아니면서도 굳건하고
그것은 역사가 아니면서도 이야기가 있으며
그것은 모습이 없으면서도 실체가 있고
또한 그것은 무기가 아니면서 날카로와
교훈이 아니면서도 가르침이 있고
바람이 아니면서도 만물을 감싸돌고
완결도 미완결도 아닌 완성이 있어
마침내 모든 것을 분별하면서도 하나로서 다르지 않으니
나는 앞선 자의 <품>을 따르되 끊임없이 새롭게 <새>를 읽고
뒤따르는 자와 같이 <새>를 살피되 끊임없이 <품>을 가르친다.
품과 새는 유형(有形)과 무형(無形)의 이름이다.
그래서 품새는
태권도의 모두를 그 안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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