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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

다음 달까지만 하고 태권도 끊어요.

by 태권마루 2013. 9. 9.

차량운행을 하다 보면 아이들끼리 주고받는 대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될 때가 있다. 가족사나 경쟁 도장 이야기, 인근 학원의 트렌드, 아이들의 관심사 등등… 어느 날 A군과 B군의 이야기가 귀를 때렸다.

 

A군: "너는 태권도 언제까지 할 거야?"

 

B군: "4월까지 하고 끊을 거야" (이때가 3월이었다.)

 

A군: "왜?"

 

B군: "엄마가 피곤하다고 태권도 끊으래"

 

대화를 듣자마자 B군을 설득해 봤지만 하기 싫은 눈치였다. 나중에 도장에 와서 B군의 어머님과 통화도 해보았지만, 몇 달 쉬어보고 보내겠단다. ㅠ.ㅠ B군이 내리고 나서 운전 도중에 나도 모르게 핸들을 쾅 때렸다. '왜 진작 말해 주지 않았을까?' 속으로 B군의 부모를 욕하기 시작했다.

 

도장에 아이들이 입관하고 퇴관하는 것이야 일상이지만, 이렇게 퇴관이 예고되는 상황을 알게 된다는 것은 참 힘 빠지면서도 열 받는 일이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만약 부모가 얘기해줬다면…… 그러면 기분이 좀 나을까? 퇴관이란 미리 알아도 기분 나쁘고 통보 없이 갑자기 퇴관해도 기분 나쁘다. 입관하면 퇴관하지 않아야 기분이 좋다. ㅠㅠ

 

'끊는다', '그만둔다'는 표현도 기분 나쁘다. '잠시 쉰다'로 바꿨으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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