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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

코로나19, 태권도 사범 월급은?

by 태권마루 2020. 4. 20.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오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한다고 발표하며 체육시설이 문을 열어도 되지만,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때처럼 관리를 잘해달라고 했다. 정부에서는 4월 30일~5월 5일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를 마지막 고비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 시기를 잘 넘겨야 개학도 가능하고 태권도장도 숨통이 좀 트일 것 같다.

이제 두 달가량 이어진 태권도장 휴관도 끝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월이 끝나가는 시점이고 5월 초에 연휴가 있는 만큼 5월 11일 이후는 되어야 수련생이 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그리고 단계적으로 개학을 하고 사태의 추이를 좀 더 살펴보는 학부모도 있을 테니 지금과 같이 점차 코로나가 사그라지면 6월은 되어야 정상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도중에 또다시 번진다면 다시금 참담한 상황을 준비하고 진작에 대출받지 않은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월세도 걱정이지만, 나는 늘 사범 급여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월세보다 인건비가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상으로 5인 미만 사업장인 태권도장은 지금과 같이 휴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무급휴가가 가능하다고 한다. 따라서 땡전 한 푼 주지 않아도 문제는 없다. 하지만 평소에 근로기준법을 잘 준수하지 않는 태권도장이 이런 것만 잘 지켜서야 되겠는가... 역시나 이런 부분도 제각각 대처하고 있다.

실제로 사범에게 코로나 기간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도장도 제법 봤다. 대부분은 용돈 정도 챙겨주거나 절반 정도 지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식인에 올라 온 글을 보니 관장이 무급휴가로 쉬게 했다며 신고할 수 없냐는 내용의 글도 있었다. 서로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누구를 손가락질할 수 없는 것 같다.

 

1차 휴관 2월 24일~ 말일
2월 마지막 주에 처음 휴관을 할 때는 이렇게 길어질지 몰랐다. 사범에게 급여의 100%를 지급했는데, 이렇게 길어지면서 경제 상황이 악화될 줄 알았다면 급여를 약간 삭감하고 줬을 텐데 말이다. 사범이 고마운 마음이라도 있으면 그래도 다행이다.

2~3차 휴관 3월 1일~4월 19일 
2월에 한 주를 쉬는 바람에 학부모들에게 일주일 치 회비가 빚으로 남은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3월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월세만 해도 벅찬데 사범 월급까지 주려니 걱정되기 시작한다. 사범도 도장에서 나오는 월급이 없으면 생활하기 어려울 테니 3월 급여는 절반을 지급했다. 역시 사범이 고마운 마음이라도 있으면 다행인데, 고맙다는 말은커녕 당연히 여기거나 어려운 상황이니 자신이 양보한다거나 임금이 삭감된 것에 불만을 가지는 것 같기도 해서 좀 황당하기도 하다.

4월 20일~ 
3월에 급여의 반이라도 받았다면 이제는 사범이 희생을 좀 해줘야 할 시기다. 온라인 개학도 시작되고 확진자도 많이 줄어 희망이 보인다. 하지만 4월 20일부터 수업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오지 않는 수련생이 많을 테니 정상 수업은 어렵고 단축된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많이 오면 30%나 올까 모르겠다. 보통은 하루 5~6타임 정도 수업을 하게 될 텐데 적은 수의 인원으로 많아야 3~4타임 수업을 할 것이고 무엇보다 한 달을 full로 일한 것도 아니니 절반 정도 지급하면 충분하다고 본다.

사범도 관장님의 어려움을 이해해야 한다.
내가 가장 안타까운 것은 사범들이 도장(관장)의 어려움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회사처럼 유급 휴직에 급여를 70% 보장해주고, 고용유지지원금이 어떻고, 연차가 어떻고... 뉴스만 보고 태권도장이 회사처럼 운영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인지 태권도장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요구를 해오기도 한다.

이번 코로나19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업종이 태권도가 아닐까 싶다. 머리가 있고 가슴이 있다면 이 난국에 등에 비수 꽃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6월 전까지는 태권도장이 정상화될 수가 없음을 알고 함께 고통을 나누면 더 돈독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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