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도 자영업! 자영업자는 이래서 힘든가봐~ :: 2017.07.20 23:24

1. 사범 관리가 가장 어렵다.


자고로 사람 쓰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 않는가…


회사 직원이 일을 잘하면 계속해주기를 바라고 급여를 올려줘도 아깝지 않고 수입이 좋을 때는 보너스를 줄 수도 있다. 그러면 직원은 더 신이 나서 더 일을 잘하고 결국 그것은 회사에 다시 기여하게 될 것이고 이러한 선순환이 지속하면 그 직원은 회사를 나가기가 싫을 것이다.


태권도장도 다르지 않음이다. 일하는 사범이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자기계발도 꾸준히 해서 도장에 기여하고 관원이 늘어 도장의 수익이 늘어나면 자신이 받아가는 것도 늘어나고 관장은 사범이 오래 있기를 원하게 된다.


우리 도장 사범은 성실히 출근하기는 하는데 자기계발이란 것이 없다. 꽤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있지만 스스로 뭔가 만들어내거나, 관련 분야를 공부하거나, 수련하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 한동안 친한 사범들과 모임을 가지며 운동 좀 하나 싶었지만 이내 술이나 마시는 자리로 변한 모양이다. 


출근하면 정해진 수련계획표대로 시키는 것만 하고 마치면 부리나케 퇴근하기 바쁘다 보니 자기 발전도 없고 그저 일하는 기계로 전락해 버렸다. 그렇게 권태기가 찾아오니 일은 하기 싫고 짜증은 늘고 쉬고 싶어 한다.


태권도장이 일반 회사처럼 직원이 많아 한 명 쉬더라도 어떻게든 커버가 된다면 푹 쉬고 오라고 하고 싶지만, 우리 도장의 환경을 그렇지 않다. 힘이라도 나게 월급이라도 팍팍 주면 좋겠지만, 관원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은 그대로이면서 바라는 것만 늘어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2. 건물주가 가장 큰 적이다.


우스갯소리로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다.'는 말이 있다. 태권도장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사범 문제로도 골머리 아픈데, 이제 건물주가 나를 소환했다. 이번에는 또 얼마를 올려달라고 할지 두렵다. 도장은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그런 사정은 건물주와는 무관한 것이다. 말 몇 마디면 불로소득이 늘어나니 몇 년에 한 번씩 눈이 벌게서 사람 힘들게 한다.


3. 맞벌이의 어려움이 있다.


맞벌이하는 우리는 애를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애가 아프면 비상이다. 뉴스에서나 보던 유행하는 병은 죄다 걸리는 것 같다. 차가 밀려서 차량 운행이 늦어지는 바람에 밥도 허겁지겁 먹고 있는데, 아내가 퇴근하기 전에 병원에 다녀오란다. 밥을 반 정도 먹다 병원에 다녀오니 다음 운행 갈 시간이다.



4. 총체적 난국이다.


사범이 힘들어해서 보조 사범을 하나 구한다고 비용은 추가로 들어가고 건물주는 월세를 올리려고 보자 하고, 애는 아픈데 돌봐줄 사람은 마땅치 않고, 최근 들어 관원들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다 때려치우고 학부모랑 애들 상대 안 하는 다른 일 하고 싶은데, 재주도 자본도 없고… 


평소에는 집에 빨리 가서 쉬고 싶었는데, 오늘은 집에 들어가기도 싫다. 한꺼번에 스트레스가 밀려오니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다. 사범 월급 좀 올려주고, 월세 까짓 꺼 좀 더 주고 한 달에 백만 원 적게 가져가면 되지… 싶다가도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지 않잖아? 욕심을 조금 버리면 편안해 질 텐데 지금껏 가져가는 것보다 적게 가져가게 된다니 빼앗기는 기분 인건가?


그냥 어제처럼 모든 것이 그저 그렇게 부족하지 않게 먹고 살만큼으로 평생 가면 좋겠는데, 점점 팍팍해지는 것 같아서 몸도 마음도 힘들다. 맞벌이하다 보니 평소에 퇴근하면 설거지를 내가 하는데, 오늘 같은 날 집에 들어갔는데 또 설거지가 한가득하면 자면서 눈물 날 것 같다.

  • 써누사범 | 2017.08.23 17:2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랫만에 들어와서 글을 읽어보네요. 항상 공감되는 말씀입니다.

  • 송관장 | 2017.10.24 15:2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쩜... 지금 딱 저의 상황입니다....
    저흰 건물주가 월세 절대 못 깎아준다네요.. 월세만 400....
    사범은 이번주가 끝이고 다음주부터 사범이 아예 없는데 큰일입니다....ㅠㅠ

    • 태권마루 | 2017.10.31 21:06 신고 | PERMALINK | EDIT/DEL

      저는 좀 해결되는 듯하더니 다시금 또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지네요... 다른 일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ㅜ.ㅜ

  • 공감관장 | 2017.12.06 11: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 글을 보니 제 이야기 같아서 ...
    다 힘들텐데...쉽지않네요.
    자영업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 김관장 | 2018.10.10 15:28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글 잘 보았습니다..

    -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은 그대로이면서 바라는 것만 늘어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

    이 부분은 혹시.. 사범님에게만 해당되는 글일까요...

    스스로 자문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 태권소녀 | 2019.04.02 16: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장님, 안녕하세요. 40을 갓넘은 태권소녀를 꿈꾸는 여성입니다. 더늙기전 어릴적꿈을 실현하고자 태권도를 시작하려고 하는데요, 우선 저질체력에 대한 자존감 향상을 위해 1단을 따야할것 같네요. 제가 자신을 너무 잘알기에 그전과 후의 태권도를 대하는 자세가 넘 달라질것 같아서요. 이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주변 도장을 찾던 중 최소 7개월은 걸려야 딸수있다고 하더군요. 요즘은 심사가 까다로워졌다고요. 그러다 한도장에서 일반가격의 2.5배의 가격을 요구하며 4달안에 꼭 딸수있도록 교육해주겠다고 합니다. 자신감이 넘친건 보기좋았으나 선생님의 자량으로 이런 획기적인 차이를 이룰수 있을지 의심되네요. 태권도입문자로서 정말 좋은 경험으로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 간절하기에, 관장님같은 교육철학을 가지신 분의 고견이 필요합니다. 어떤 곳을 선택해야 할까요? 좋은 도장을 선택하는 팁이라도 있을까요? 저질체력에 집중도가 낮고 포기잘하는 저, 철저한 속성과정으로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강제로라도 올려줘야하지않을까요?

    • 대류 | 2019.04.03 01:15 신고 | PERMALINK | EDIT/DEL

      저희 도장에 성인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인반이 있다보니 종종 경찰이나 공시생이 가산점을 받기 위해 단기간에 단증을 딸 수 있냐는 문의가 옵니다. 저는 돌려보냅니다.

      태권도의 가치는 '단'에서 부터 나옵니다. 단을 따기 위해 수련하며 정진하는 과정에 배움이 있는 것이고 변화가 있는 것이지요....

      2.5배 받고 단을 빨리 따면 뭐합니다. 태권소녀가 꿈이라면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지도 않았으면서 그게 무슨 태권소녀입니까?

      그것은 그냥 단증에 눈이 먼 수요자와 짧은기간 조금이나마 소득을 올리고자 하는 공급자의 욕심이 만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단증 빨리 딴다고 알주는 사람없고, 5단, 6단 되었다고 실력이 더 나은 것도 아닙니다.

      기초가 부실하여 7단이라도 형편없는 사범들도 부지기수입니다.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차근차근 띠가 올라가면 단은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제대로 배울 생각을 해야지 단에 욕심부릴 필요 없습니다.

      4달 안에 꼭 따게 해주겠다는 도장은 거르십시오.

      그리고 성인이 실제로 수련하는 도장을 찾으십시오. 거리가 좀 있어도 실제 성인이 있는 도장을 찾으셔야 합니다.

      성인이 있는 도장은 사범이 허투로 하지 않는 도장입니다. 성인부는 게으르거나 전문성이 없으면 운영하기 어렵습니다.

      실력없는 유단자는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말만 드리고 싶네요...

  • 태권소녀 | 2019.04.05 11: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그렇네요. 성인수련자가 있는 곳으로 가야하겠네요. 어젠 아이들과 열심히 놀다가 끝났는데...혹시 서울 강북2호선 중심으로 성인태권도장 추천하실순없나요?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