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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부산 제2회 고품 및 고단자 승품단 심사

by 태권마루 2009. 7. 19.

동생의 4단 심사가 있어 심사장을 찾았다. 심사위원들의 점심시간이 길어지면서 오후 1시부터 시작하기로 한 4, 5단 심사가 거의 2시가 되어서야 진행되었다.

심사공문에 4품은 오전 9:30~12:30, 4, 5단은 오후 1:00~5:00까지로 나와 있었다. 5시 전에 끝나기는 했지만, 혹시나 늦을까 일찍부터 출발해서 12시에 도착한 우리는 2시간이 넘도록 기다려야 했다. 일부만 그런 것인지 몰라도 4품 심사도 오후로 미뤄진 듯 보였다.

모 사범님은 4품 심사자가 있는데 아침부터 지금까지 기다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지도자와 심사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자식의 심사를 보기 위해 찾은 학부모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 사범님은 학부모에게 미안해서 근처에 가지를 못 하겠다고 하소연했다.

늦어도 1시에는 들어와야 할 심사위원들은 1:47분에 하나둘 모습을 보였고, 심사위원 중 더 윗분들은 아예 2시가 되어서야 돌아왔다. 수백 명의 응시자, 지도자, 학부모들은 비지땀을 흘리며 기다렸는데, 그분들이 돌아오니 에어컨도 가동되었다.

외국에는 승단 심사가 축제와도 같은 행사라고 하던데, 나는 오늘 심사장에 가서 하루를 망친 기분이 든다.

수많은 태권도 수련생의 똑같은 모습을 보며 종일 심사하는 분들의 노고를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일한 보상으로 일비와 인맥의 끈을 더 튼튼하게 할 좋은 기회가 되기에 일방적인 희생이라 볼 수 없다. 더욱이 무도 정신을 강조하며 태권도를 지도하는 사람들 아닌가…. 오늘 식사 후 불룩해진 배를 만지며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는 태권도 원로들을 본 학부모와 응시자들은 과연 그들을 태권도계의 어른으로 바라보았을까?

경기장 한쪽에서 4품과 4, 5단 심사를 보고 그 뒤로 코트 6개를 나누어 어린 수련생들과 1~3단 심사가 진행되었다. 4, 5단 심사가 일반적인 승품·단 심사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치러지면 많은 사범이 제자들 앞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기는 하지만 자녀의 심사를 관람하러 온 학부모들의 눈길을 끌 기회가 될 수 있지도 않을까 싶다. 4, 5단만 따로하는 것도 함께하는 것도 각기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이번 심사의 수준은 예전과 비슷하였으며, 논문의 주제가 참 독특했던 것이 특징이다. 논문 주제는 '나의 태권도 수련관'으로 자료를 찾고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서전처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으로 채워야 한다. 워낙에 짜집기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온 묘책인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주제에 대해 혼란스러워했고, 주제와 동떨어진 내용을 쓰기도 했지만, 주제 선정이 참 신선하고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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