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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

하고 싶은 말.... 가끔은 삼켜도 좋아요!

by 태권마루 2005. 10. 21.

이틀 전이다. 자정 무렵 퇴근길 버스 안, 몇 정거장 안 남기고 술 취해 보이는 중년 아저씨가 올랐다. 라디오 들으며 버스 안의 사람들과는 다른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큰 소리가 들려 이어폰을 빼니 대한민국 꼴이 이러쿵저러쿵하는 소리와 욕이 들렸다.

흔히 보는 술 취한 서민층의 한탄이겠거니 생각하고 곧 그만하겠지 생각했는데 끝없이 이어졌다. 버스에는 서 있는 사람이 네다섯 명 정도였다. 당연히 모든 사람의 이목은 그 아저씨에게 집중되었다. 모두 그만하겠지 했는데 그것이 아니다 보니 출구 쪽에 앉아있던 또 다른 나이 지긋한 분이 젊은 사람들한테 한 소리 들으니 그만하라고 타일렀다. 예상했던 대로 술 취한 아저씨는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버스 안에는 대학생들이 많았고 누군가 한 소리할 것만 같았는데 역시나 그랬다. 말하는 꼬락서니하고는.... 어른한테 하는 말투라기에는 상당히 건방지게 그 아저씨를 나무랐다. 난 이런 놈들만 보면 참 짜증이 밀려온다. 좀 참으면 안 되나? 나이 차이도 크게 나는 어른인데.... 정 못 참겠으면 좋은 말로, 예의 있는 태도로 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좋은 태도로 말해서 안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도도 해보지 않고 다짜고짜 어른한테 건방지게 그러니 인상이 찌푸려진다. 마음 아픈 일이 있었겠거니 하고 무시해줘도 될 것을 말이다. 거기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 누구는 화낼지 몰라서 가만히 있었겠나.... 그런 놈들은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이다. 또 한 번 그러면 녀석에게 뭐라고 하려고 했는데 녀석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더는 말하지는 않았다. 

태권도 사범이 된 후로 그릇된 것을 보면 고쳐주고 싶은 충동이 생겨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로서 옳지 못한 것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될 것 같다는 의무감이 생겨나고 있다. 문제는 나 자신은 그릇되면서 말이다. ㅋㅋㅋ

아무튼 술 취한 아저씨들이 공공장소에서 소란피우는 것도 싫지만 그보다 공공장소에서 어른을 무시하고 망둥이처럼 행동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은 정말이지 꼴 보기 싫다. 자기가 술 취해서 그렇게 행동했을 때 고삐리들이 조용히 하라면 바로 주먹 날아가지 않았겠냐 말이다.

가족들 먹여 살린다고 뼈 빠지게 일하시는 아버지들.... 내 아버지는 아니지만 내 친구의 아버지일지도 모른다. 배울 만큼 배우고 알 만큼 알 나이가 되었으면 행동도 그것에 맞게 좀 하자!

200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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