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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컬럼

태권도 교육 철학의 개념과 내용에 관한 고찰

by 태권마루 2008. 2. 9.
 
跆拳道敎育哲學의 槪念과 內容에 관한 考察

 

국문초록

태권도(跆拳道)의 교육적 역할(敎育的 役割)은 태권도의 외형적 발전에 비해 부진(不進)한 진보(進步)에 그치고 있다. 태권도 도장이나 경기장에서는 태권도의 교육적 기능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현상 마저 보이고 있는 바 그 근본 원인은 태권도교육의 밑바탕이 되는 지도자(指導者)의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에 관한 지식(智識)이나 실천적 행동(實踐的 行動)의 부실(不實)함에서 기인된다고 사료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태권도교육철학에 관한 개념과 내용을 파악하여 바람직한 태권도 교육의 밑바탕을 확립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방법은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에 관련된 각종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교육과 태권도교육, 철학과 교육철학 그리고 태권도교육철학의 개념과 내용에 대해 고찰하였다.

이 연구의 핵심 주제인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에 대한 개념을 밝혀 보면 다음과 같다.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이란 태권도 교육(跆拳道 敎育)에 관한 철학적 탐구(哲學的 探究)라 정의할 수 있으며, 이를 풀이하면

태권도교육철학이란 일반적으로 말하면 태권도교육에 관한 이상적 교육형태와 원리에 관한 신념이나 주장 또는 그 것을 통하여 획득된 지식체계라고 말할 수 있지만, 학문적으로 말하면 태권도교육의 개념, 교육목적, 교육과정, 교육근거, 교육정책 등에 관한 원리나 이와 관련된 문제를 철학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태권도교육철학은 태권도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태권도 교육을 성립시키고 이를 뒷받침하는 철학적 근거이다. 일반 철학의 경향과 같이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 역시 이론(학문성)과 실천(현장성) 두 분야를 포괄한다.

태권도의 교육적 가치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찾고 체계적인 이론으로서 객관 타당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의 학문적 입장이다. 한편 실천적 관점은 태권도 교육을 실행하는 주체인 지도자(사범, 코치 등)가 타의 모범이 되는 건전한 행동의 실행과 올바른 수련자 교육에 초점을 둔다. 이론과 실천간의 상호 의존과 조화가 이루어질 때 태권도교육철학이 비로소 진가를 발휘한다.
이론적이고 학문적인 연구 대상으로 간주되지만, 아울러 태권도 교육 현장에서 지도자와 수련자의 직접적인 이행을 수반하는 실천적인 경향을 포괄한다.

태권도교육철학은 태권도의 본질에서 기인하는 무도(武道),스포츠, 체육사상(體育思想) 등 세 가지 큰 뿌리에 의해 밑바탕을 형성하고 있다. 무도사상(武道思想)은 정신수양(精神修養)을 기조로 하는 내면적 인간성을 통찰하고 무도인의 올바른 행동의 실천을 중시한다. 스포츠사상(思想)은 예의, 페어플레이(fair-play), 감투정신 등을 덕목으로 한 스포츠맨십과 인류 평화와 화합, 평등의 올림픽 정신의 두 축으로 지탱되고 있으며 태권도 경기 철학의 근원이 된다. 또한 '태권도 수련(跆拳道 修練)을 통한 전인교육(全人敎育)'은 체육사상(體育思想)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특히 어린이 수련자를 접하는 태권도 체육관에서 중요시되는 교육철학적(敎育哲學的) 기반이 된다.

태권도 교육에 대한 현장성 있는 철학의 근거 확립과 지도자의 실천적 노력이 태권도 교육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 같은 태권도 교육철학의 견실한 토대 위에 바람직한 태권도 교육 문화가 조성될 때 태권도는 우리 민족의 문화로 그치지 않고 인종과 국가를 초월한 보편적이고 실질적인 가치로 뿌리내릴 것이다.

Ⅰ. 序 論

韓國의 전통 무예(傳統 武藝)인 태권도(跆拳道)는 우리 나라에서 시작되었지만 단기간에 비약적인 세계화 과정을 통해 현재 160 개국에 달하는 국가에 보급되었으며, 이와 같은 추세에 힘입어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정식 종목(正式 種目)으로 채택되기에 이르렀다(세계태권도연맹, 2000).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권도 계 한편에서는 현재의 태권도가 겨루기를 위주로 한 경기 적 측면에서는 발전이 두드러진 반면 청소년의 교육적 측면에서의 기능과 역할은 오히려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태권도 경기장(跆拳道 競技場)에서는 과도한 승부 욕(勝負慾)이 원인(原因)이 되어 판정 시비, 폭력 사태 등과 같은 비교육적 형태(非敎育的 形態)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태권도(跆拳道)의 교육적 가치(敎育的 價値)에 대한 비판적(批判的)인 견해(見解)들이 나타나고 있다(태권도신문, 1999. 10. 18.). 또한 태권도 경기장 뿐 아니라 태권도를 통해 인간교육(人間敎育)을 펴야 할 일선 태권도장(跆拳道場)에서조차 흥미(興味) 위주의 상업적 운영 방식(商業的 運營 方式)에 치중(置重)함으로써 "태권도가 어린이 놀이의 한 종목"이라는 인식이 팽배되어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참다운 태권도 교육(跆拳道 敎育)이 성립(成立)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도자의 태권도 철학(跆拳道 哲學)과 교육철학(敎育哲學)이 가장 중요(重要)하다. 태권도 교육에 대한 지혜(知慧)와 사랑, 태권도의 존재(存在)와 가치(價値), 인식(認識), 윤리관(倫理觀), 미학(美學) 등에 관한 기본 철학(基本 哲學)도 없이 태권도 교육을 담당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태권도 교육을 함에 있어서도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인간을 만들기 위해 의도적인 교육을 하여야하고 태권도 동작이나 교육행위 하나 하나가 가치 있는 것인가를 점검하며, 가르치고 배우는 행위가 수련 생으로 하여금 바람직한 성향(性向)을 변화(變化)시키는 활동인지를 평가하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같이 태권도교육의 개념과 방향을 결정해주는 철학적 탐구가 필요한데도 현실이 그렇지 못해서 각종 문제가 야기된다. 또한 그러한 방면의 연구와 연구자료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태권도 교육철학의 개념과 내용에 대한 고찰을 통하여 태권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는데 기초적 의의를 두고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의 목적은 태권도(跆拳道)에 관한 본질적(本質的)이고 근원적(根源的)인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과 지도자(指導者)의 신념(信念)이나 관련 내용(內容)을 다루는 철학적 과제(哲學的 課題), 즉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에 관한 개념(槪念)과 내용(內容)을 고찰(考察)함으로써 태권도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나 과제를 명확히 파악할 뿐 아니라 태권도(跆拳道)의 교육방향(敎育方向)을 확립(確立)함에 있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철학(哲學)과 태권도철학 교육(跆拳道哲學 敎育)과 교육철학(敎育哲學) 그리고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의 개념(槪念)과 내용(內容) 등에 대해 고찰(考察)하였다.

Ⅱ. 敎育과 跆拳道敎育

1. 교육(敎育)의 개념(槪念)과 정의(定義)

교육에 대한 개념(槪念)과 정의(定義)는 개인(個人)과 시대(時代), 그리고 사회적 배경(社會的 背景)에 따라 서로 다르므로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행위가 인간의 다른 행위와 어떻게 구분되는가를 살펴보면 그 해답의 실마리가 쉽게 풀릴 것이다.

첫째, 교육(敎育)은 의도적(意圖的)인 인간변화(人間變化)를 전제로 한다(이돈희,李敦熙, 1976: 35-38).
인간은 삶의 발달이나 환경변화에 따른 적응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변하며 이에 따라 자신의 생활에서 가지고 있는 태도(態度)나 신념(信念)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달라지게 된다. 이런 모든 변화가 교육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 반드시 교육(敎育)은 의도적(意圖的), 계획적인간변화(計劃的 人間變化)를 전제(前提)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이규호,李奎浩, 1971: 6.). 의도적 행위란 목적하는 바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의식하고 그 방향감(方向感)을 가지고 노력하는 과정(過程)이나 행위(行爲)다. 따라서 "교육을 통하여 어떤 인간을 형성할 것인가에 유의한다면 이것이 바로 의도적 행위(意圖的 行爲)의 형태(形態)인 것이다."(이돈희,李敦熙, 1978:29).
 
둘째, 교육(敎育)은 가치(價値(value))가 전제(前提)된 행위(行爲)이다. 앞에서 말한 의도적인 변화라는 말 자체가 가치로움과 바람직함을 암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런 가치(價値)로운 변화(變化)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말은 교육(敎育)되지 않았다는 뜻을 의미한다. 교육(敎育)을 통하여 추구하는 가치(價値)는 어떤 기준에 의해서 선택되고 결정된 것이므로 교육행위는 그 자체가 인간의 성품(性品), 능력(能力), 태도(態度), 신념(信念)에 대한 보다 가치로운 선택(選擇)을 의미하게 되므로 교육행위(敎育行爲)는 특정한 가치 혹은 특정(特定)한 가치체계(價値體系)가 전제(前提)된 행위(行爲)라고 말할 수 있다(이돈희,李敦熙, 1978: 3). 여기에서의 가치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정신적(精神的),신체적(身體的),사회적(社會的)으로 바람직한 인간(人間)으로서의 가치(價値) 즉 완전(完全)한 인간(人間)을 말한다.

셋째, 교육(敎育)은 성향(性向,disposition)의 변화(變化)를 전제(前提)로 하는 행위이다. 가르치는 교육(敎育)과 배우는 학습(學習)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을 때 우리는 이것을 교육적 활동(敎育的 活動)이라고 정의하게 된다. 이때 유의해야 할 것은 교육(敎育)은 하고 있으나 배우는 자가 학습(學習)은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가르치는 입장에서 완벽하게 가르치고 있을지라도 배우는 쪽에서 가르치는 모두를 익히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교육(敎育)은 인간변화(人間變化)를 상정(想定)하는 것인 만큼 기대되는 변화가 이루어졌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이 때 기대된 교육적 변화(敎育的 變化)는 언제나 명백한 행위증거만으로써 설명하기란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관찰할 수 있는 행위증거는 교육적 변화(敎育的 變化)를 식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관찰 가능한 행위증거는 그 자체가 내적 조건(內的 條件)의 전부를 반영할 수가 없으므로 때로는 변화에 관한 증거가 불가능한 교육적 변화(敎育的 變化)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적 변화(敎育的 變化)의 대상은 인간의 물리적, 신체적 성향이 아니라 성품, 능력, 태도, 습관, 신념 등과 같은 교육적 변화(敎育的 變化)의 대상이 되는 성향을 말한다. 이렇게 볼 때 성향은 교육적 의도(敎育的 意圖)의 대상이 되는 인간의 경향성, 그리고 가능성과 같은 내적 조건(內的 條件)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치로운 성향이 교육적 대상으로서의 성향이며 이것들은 또한 어떤 가치체제(價値體制)에 의해서 체계화된 성향을 의미하게 된다(이돈희, 1978:35).

이상과 같이 교육(敎育)이란 정신적(精神的),신체적(身體的),사회적(社會的)으로 완전(完全)한 인간(人間)을 만들기 위한 성품(性品), 능력(能力), 태도(態度), 습관(習慣), 신념(信念) 등의 성향을 의도적(意圖的)으로 변화(變化)시키는 과정(過程)이라 할 수 있다.

2. 태권도교육(跆拳道敎育)

태권도교육(跆拳道敎育)도 태권도라는 운동을 통해 수련생의 성품(性品), 능력(能力), 태도(態度), 습관(習慣), 신념(信念) 등을 의도적(意圖的)으로 변화(變化)시켜 사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인간 즉 정신적(精神的),신체적(身體的),사회적(社會的)으로 완전(完全)한 인간(人間)을 만들도록 해주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태권도 교육에 있어서도 교육이 목적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의식하고 그 목적은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의도적인 인간변화를 전제로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또한 태권도 지도자가 수련 생을 지도함에 있어 가치를 전제로 하는 교육이 되도록 하여야 하며 가치에 대한 이해와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지혜를 습득하도록 해야 한다.

Ⅲ. 철학(哲學)과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

1. 철학(哲學)의 개념(槪念)과 정의(定義)

철학(哲學)에 대한 개념(槪念)과 정의(定義)는 학자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학자들의 정의 중 공통점(共通點)을 살펴보면 정의를 내리기가 쉬울 것이다.

첫째, 철학(哲學)은 지혜(知慧)의 탐구(探究) 즉 사랑으로부터 시작된다.

인간(人間)은 일반 동물과 달리 본능적인 삶만을 영위하는 것이 아니고 본능적 활동(本能的 活動)의 유한성(有限性)을 초월(超越)하는 성격(性格)을 지니고 있다. 인간과 환경 사이에서 얻어지는 주관적 지식(知識)이 사회적으로 축적되어 일반적인 공통성(共通性)을 띄게 될 때 상식(常識)이 형성(形成)되는 것인데 이 상식은 시대(時代)의 변화(變化), 정치제도(政治制度)의 변화(變化), 문화(文化)의 변화(變化) 등과 같은 도전(挑戰)을 받는 경우에는 지식(知識)으로서는 가치(價値)를 상실(喪失)하게 된다. 그러므로 인간은 상식의 수준에 머물지 않는 진리 즉, 존재 일반(存在 一般)의 궁극적(窮極的)인 원리(原理)에 대한 의문(疑問)을 제기(提起)하게 되는데 이러한 보다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해명(解明)이 바로 철학(哲學)의 요구인 것이다. 즉 일상적 지식이나 과학적 지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혜(sophia)에 대한 탐구 즉 사랑(philos)이 곧 철학(philosopia)인 것이다. 철학(哲學)의 본래 뜻은 탐구하는 행위와 그 행위를 통해 얻어진 지혜를 포괄하는 말이다.

철학을 뜻하는 필로소파이(philosophy) 또는 필로소피(philosophie)라는 말은 그리스어인 필로소피아(philosophia)에서 유래했는데 이 말은 필로스(philos,사랑)와 소피아(sophia,지혜)라는 두말이 겹쳐서 된 것 즉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그런데〈필로소피아,Philosphia〉라는 명사가 먼저 있은 것이 아니라, 필로소핀(Philosophein,철학한다)라는 동사가 먼저 사용되었는데, 그 뜻은 인생에 관한 지혜를 탐구하는 것이었다. 이 말보다 더욱 일반적으로 사용된 필로소포스(Philosophos,철학하는 사람)라는 말이 있는데, 소크라테스(Socrates)에 의하면 〈소피스트,sophist〉는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거나 자랑하기 위해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 즉 단순한 지자(知者)를 뜻한다. 이에 반하여 〈필로소포스,Philosophos〉, 즉 철학자는 세계 및 인생에 관한 지혜를 체득하려는 사람 다시 말해 현자(賢者)를 뜻하고 있다 (김선양,金善陽,1976: 11). 이와 같이 〈필로소피아,Philosophia〉는 지혜의 사랑을 뜻한다. 그러나 이것을 〈지혜,知慧〉에 중점을 두느냐 또는 〈사랑〉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필로소피아, Philosophia〉의 뜻은 달라질 수 있다. 대체로 보아서 소크라테스 (Socrates)나 플라톤 (Platon)에 있어서는 〈사랑〉이 강조되어 〈사랑(eros)으로서의 철학〉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무지(無知)를 깨닫고 〈보다나은 지혜〉를 향하여 항상 그리워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이것이 곧 사람의 참된 모습이요, 또한 이것이 철학이라는 주장이다(손인수,孫仁銖, 1994: 20).

그러나 이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지혜에 중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그의 철학을 〈지혜(知慧,sophia)로서의 철학(哲學)〉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에 의하면 철학은 지혜의 탐구라기보다 오히려 〈탐구(探究)된 지혜(知慧)〉, 즉 객관적 〈지식(知識)의 체계(體系)〉를 의미한다(진쾌현,陳?賢,1995: 237-238).

둘째, 철학(哲學)은 현실 전체(現實 全體)를 합리적(合理的)으로 파악(把握)하는 것이다.

철학(哲學)은 한마디로 무엇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일반적으로 철학을 현실의 전체를 합리적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데는 별다른 이의는 없는 것 같다(H. Mater, 1970:14). 자연과학(自然科學)의 입장이 현실의 생성(生成)과 변화(?化)를 경험적으로 밝혀내고자 하는 것이라면 정신과학(精神科學)이나 문화과학(文化科學)은 현실이 인간의 정신적 활동에 의해서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변증법적(辨證法的)으로 해명하는 입장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철학(哲學)은 여러 과학들이 밝힌 성과(成果)들을 비판(批判)하고 그것을 종합적 시각(綜合的 視覺)에서 현실적(現實的)인 상황(狀況) 즉 가치관(價値觀), 삶, 사고방식(思考方式), 인간관계(人間關係), 정치(政治),경제제도(經濟制度), 사상(思想) 등에 대하여 언제나 왜(Why)라고 묻게 되며 이 물음에 대한 해명을 통하여 인간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리하여 철학(哲學)은 개성적(個性的)이고 주관적(主觀的)인 성격(性格)으로 현실(現實)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自己反省)을 통하여 부정은 하되 그것을 궁극적으로 긍정(肯定)의 출발점으로 삼게 되는 것이다. 데카르트(Descartes)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하는 Cogito ergo sum도 진리(眞理)를 해명(解明)하는 방법적 회의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철학(哲學)에서 말하는 회의와 부정의 정신은 보편적 진리(普遍的 眞理)를 부정하는 회의(懷疑)와는 다르다(진쾌현,陳?鉉,1995: 239).

위와 같이 개성적이고 주체적인 성격을 지니는 철학(哲學)의 분야는 인간의 정신적 활동을 통하여 전체 존재의 변화법칙을 이론적으로 밝혀내려고 하는 이론철학(理論哲學)과 다른 한편으로 현상적 존재가 인간의 정신적 활동에 의하여 변화하고 생성된다고 보는 실천철학(實踐哲學)으로 나누게 되는데 전자의 철학적 입장을 자연철학(自然哲學,Naturphilosophie)이라고 말하고 후자의 철학적 입장을 문화철학(文化哲學,Kulturphilosophie)이라고도 말한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 자연철학(自然哲學)의 관심분야는 자연현상의 변화와 그 법칙체계를 근원적으로 묻는 자연계 일반과 인간의 신체와 인간의 정신세계의 본질을 묻는 철학적 인간학(哲學的 人間學)에까지 미치고 있다(황원영, 1985:11).

자연철학이 이러한데 반하여 다른 한편으로 문화철학은 문화의 본질, 문화의 근원과 발달과정과 같은 문화 일반(文化 一般)과 인간의 행위 일반을 다루게 되는 것으로서 여기에는 윤리학, 종교철학, 사회철학, 역사철학, 언어철학, 예술철학, 법철학 등이 포함된다. 이때 교육철학이 이와 같은 문화철학(文化哲學)의 영역에 속하는지 하는 물음에 대해서는 교육철학이 실천철학(實踐哲學)이고 또한 문화철학 일반(文化哲學 一般)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는 점에서 문화철학의 영역 속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교육행위나 교육활동 면에서는 사변적이면서 창조적이며 행위 지향적인 특성을 가지므로 교육철학은 행위주체로서 존재일반(存在一般)의 본질(本質)과 현실(現實)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문화철학 일반(文化哲學 一般)과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되는 것이다(진쾌현,陳?鉉,1995: 240).

이상과 같이 철학(哲學)의 의미(意味)는 여러 가지로 이해되고 있으나, 통속적(通俗的)으로는 개인적(個人的)인 신념(信念)이나 지혜(知慧)를 가리키는 말로서도 사용되고, 보다 전문적 용어(專門的 用語)로 사용될 때는 학문(學問)의 학문(學問), 즉 체계적(體系的 學問), 일상경험(日常經驗) 등을 통하여 성립(成立)된 모든 지식(知識),이론(理論),주장(主張)을 비판(批判)하고 체계화(體系化)하는 학문(學問)을 가리키는 말로 이해된다. 전통적으로 철학은 형이상학[혹은 존재론],인식론, 논리학, 윤리학, 미학 등을 포함하였으며, 하나의 체계적 지식의 조직체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현대(現代)에 와서는 철학(哲學)을 지식의 체계로서가 아니라 탐구(探究)의 과정(過程)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철학의 탐구적 기능은 언어의 명료성과 논리의 타당성을 기하는 분석적 기능, 어떤 가치기준 혹은 판단기준에 따라 이론이나 행위를 평가하는 규범적[혹은 평가 적] 기능, 새로운 이론이나 생각을 창출하는 사변적(思辨的) 기능을 포괄한다. 그러기에 학자에 따라서는 철학이 개념의 명료화, 이론의 적합성 검증 그리고 오직 언어의 혼란 때문에 지속되는 그런 문제를 해소하는 치료적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2.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은 태권도(跆拳道)에 관(關)한 철학(哲學)이라 할 수 있으며 앞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통속적(通俗的)으로는 태권도(跆拳道)에 대한 개인적(個人的)인 신념(信念)이나 지혜(知慧)를 말한다. 그러나 학술적(學術的)인 전문 용어(專門 用語)로 사용될 때는 태권도(跆拳道)와 관련(關聯)된 지혜(知慧)에 대한 탐구(探究) 또는 체계적 학문(體系的 學問) 또는 일상 경험 등을 통해 성립된 모든 지식(知識),이론(理論), 주장(主張)을 비판하고 체계화(體系化)하려는 학문(學問) 또는 탐구과정(探究過程)이라고 할 수 있다.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에는 태권도의 존재여부와 발전방향 태권도에 관한 인식론, 논리학, 윤리학, 미학 등을 포함한다.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을 위해서는 태권도의 존재 일반(存在 一般)에 대한 지식(知識)의 습득(習得)과 지혜 탐구(知慧 探究) 그리고 지혜의 사랑을 가져야 할 것이다. 태권도 지도자(교육자)는 지식의 탐구 없이는 태권도 철학이 성립되기 어려울 것이며 지혜의 사랑 없이는 태권도 철학도 교육도 존재하기 어렵다. 따라서 태권도 지도자(跆拳道 指導者,교육자-敎育者)는 태권도 현실 전체(跆拳道 現實 全體)를 합리적(合理的)으로 파악(把握)하고 이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問題 解決 能力)을 갖추려면 태권도 철학(跆拳道哲學)에 대한 탐구 노력(探究 努力)이 있어야 할 것이다.

Ⅳ. 교육철학(敎育哲學)

1. 교육철학(敎育哲學)

교육철학(敎育哲學,philosophy of the education)은 교육(敎育)과 철학(哲學)이란 두 단어의 합성어로서 교육현상(敎育現象)을 철학적(哲學的)인 수준(水準)에서 철학적(哲學的)으로 분석(分析),연구(硏究)하는 학문(學問)의 분야하고 할 수 있으며, 또한 교육(敎育)에 대한 철학적 접근(哲學的 接近)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철학은 그 자체의 관심 외에 다른 학문 분야에서 제기되는 기본적 가정에 대해서도 탐구한다. 철학이 과학(科學)에 관심을 가질 때는 과학철학(科學哲學)이 되고 법(法)의 기본적 개념을 검토할 때는 법철학(法哲學)이 되며, 교육 문제를 취급할 때는 교육철학(敎育哲學)이 된다.

교육철학(敎育哲學)은 교육을 그 전체성에서 이해하고자 하며, 교육 목적의 선택이나 정책 수립의 안내를 위하여 교육을 일반적 개념에 의해 해석하고자 한다(넬러, 1988). 또 교육철학에 대한 다른 정의(定義)는 "교육과 교양의 본질과 사회적 의미와 기능을 분석하는 것 즉 바람직한 사회 의식의 방향(사고방식)과 인간 상호 관계의 기본(행동 양식) 등을 밝혀 이를 실현하는 구조적,창조적 실천 방안을 이념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황원영, 1982).

이러한 정의(定義)들에 대해 교육철학의 개념체계를 본질학(本質學)과 실천철학(實踐哲學)의 양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교육이 철학적 기반(哲學的 基盤) 위에서 그 본질을 해명한다는 관점에서 피닉스(P. H. Phenix)는 교육철학을 교육철학이란 철학적 방법과 견해를 교육이라고 불리우는 분야에 적용하는 것로 정의하고, 해리 S. 브라우디(Harry S. Broudy)는 문제를 철학적 수준에서 더 조직적으로 논의하고, 그 임무는 실재(實在), 지식(知識), 진(眞), 선(善), 미(美)와 같은 철학적 기초를 이루는 심층에까지 교육적 논점(敎育的 論点)을 탐색(探索)하는 것으로 교육철학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이돈희(李敦熙)는 분석적 입장에서 <… 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다>라고 표현에서 나타나는 탐구행위로서의 교육철학으로 구별하고 있으며, 김정환(金丁煥)은 철학의 여러 기능을 구사하여 교육현상 일반(敎育現象 一般) 및 교육학(敎育學)을 체계적(體系的)으로 분석(分析), 연구(硏究)하는 학문(學問)이라고 교육철학의 개념을 정의하였으며, 장전신(長田新(1967: 1))은 교육철학을 "교육의 본질(本質)을 추구(追究)하는 학문(學問)"으로 정의하고, "철학이 본질적 근본학(本質學 根本學)이라고 일컬어지고 또 전체학(全體學)이라고 불리워지듯이 사물의 본질(本質), 근본(根本) 내지 전체(全體)를 파악(把握)하는 학문(學問)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실천철학의 측면에서 교육철학을 살펴보면 교육철학은 교육(敎育)이나 도야(陶冶)를 통하여 인간세계(人間世界)의 현실(現實) 즉 행동(行動), 가치관(價値觀), 사고방식(思考方式), 인간관계(人間關係) 등을 발전적(發展的)으로 변화(變化), 창조(創造)하는 것을 의미한다(H. 쿤-H. Kuhn,1976: 21).

교육(敎育)을 의미하는 에듀케이션(education)이나 에르찌훙(Erziehung)의 e-와 Er-는 '자료'를 의미하며 듀코(duco) 와 찌헨(ziehen)은 '외부로 끌어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에-듀코(e-duco)와 에르-찌헨(Er-ziehen)은 "인간의 잠재적인 정신적, 감각적 자료를 끌어내어 구체적인 형상으로 형상화하는 것"이라는 의미다(황원영,1985: 14).

이와는 달리 도야를 뜻하는 포메이션(formation)과 빌둥(Bildung)은 실제생활에서 비전문적인 양식과 견문에 관한 것으로 감각적인 것보다는 감수성을 중요하게 여김으로써 합리적, 객관적 사고로 사리를 판단하고 성숙(成熟)된 행동양식(行動樣式)을 보이는 자기수양(自己修養)을 의미한다.
교육(敎育,Erziehung)과 도야(陶冶,Bildung)의 개념상 차이는 에르찌훙(Erziehung)이 전문분야(專門分野)의 판단능력(判斷能力)과 인지(認知), 통찰력(洞察力), 결단력(決斷力) 등의 주관적(主觀的), 실존적(實存的 )동기를 기르는 행위임에 비해 빌딩(Bilding)은 공동생활(共同生活)의 기본이 되는 인간의 생활양식(生活樣式)과 태도(態度)를 기르는 비전문적(非專門的), 자기 지향적 노력(自己指向的 努力)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철학(敎育哲學)이란 분야는 인간관계의 매개가 되는 사회적 기능(社會的 機能)을 분석(分析)하고 여기서 얻은 결론(結論)과 인간관계(人間關係)의 기본적(基本的)인 행위양식(行爲樣式) 등을 밝혀 이것을 실현(實現)하기 위한 방안(方案)을 이념적(理念的)으로 제시(提示)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진쾌현,陳?鉉, 1995: 242-243)

교육철학(敎育哲學)의 의미(意味)는 학문적(學問的)인 의미(意味)와 일상적 의미(日常的 意味)의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이 두 가지 의미는 이 논문의 주제인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의 의미와도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철학의 한 갈래인 교육철학(敎育哲學,philosophy of education)은 체계적 지식과 학문이다. 이 때의 교육철학은 철학적 방법에 의한 교육의 현상과 행위에 대한 탐구 활동과 그것을 통해 획득된 지식 체계를 말한다. 교육학의 구조를 구명(究明)하고 그 방법과 대상을 정하며, 일체의 교육을 제약하는 기초 개념을 분석하여 교육 현상의 본질과 범위에 관한 견해의 근본적인 가정을 밝히는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기에 교육철학이란 교육의 개념, 교육의 목적, 교육의 과정, 교육의 조직, 교육의 정책 등에 관한 원리 혹은 이들과 관련된 문제의 해결을 철학적 방법으로 접근하는 학문이다(김경희 등, 1999).

이상과 같은 학문으로서의 교육철학은 여러 학자들의 견해에 의해 다음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교육 현상을 꿰뚫고 있는 몇 가지 대전제로 교육 현상을 체계적으로 고찰하며 둘째 (레인,Rein), 교육학에서 쓰이는 언어 및 전제를 다듬어 체계적(수학적)으로 교육학을 구축하며(브라운,Brown) 셋째, 교육 작용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다(김정환,金丁煥, 1982).

일상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좁게는 이상적 교육의 형태와 원리에 관한 신념이나 주장을 일컫는 것으로도 이해되나, 넓은 의미로는 활동과 그것을 통하여 획득된 지식의 체제를 말한다.

2. 교육철학(敎育哲學)의 과제(課題)와 내용(內容)

학문으로서 교육철학의 내용을 구성하는 것은 인류 교육사에 반영된 갖가지 철학적 사상(思想) 또는 사조(思潮)이다. 그 중 큰 영향을 미친 주요한 교육 사조는 이상주의(idealism), 실용주의(pragmatism), 진보주의(progressivism), 본질주의(essentialism), 실존주의(existentialism) 등 다섯 가지이다. 일반 학문에서의 교육철학은 인류 역사를 통해 제창된 철학 사조가 교육 분야에 적용된 형식으로서 교육철학의 구성 내용의 전반을 차지하고 있다(김경희 등, 1999).

교육철학의 내용은 공식 교육 작업에 관계된 지적인 문제들에 대한 비판적 검토로 이루어진다. 대부분의 사회는 어린이를 위해 공식적인 교육방식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따라서 모든 사회가 갖는 문제의 하나는 새로운 세대를 그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육철학의 문제 중의 하나는 정부 차원의 교육제도에 대한 것과 어떤 교수방법이 사용되어야 하고 어떤 과목이 언제 어떤 사람들에게 가르쳐져야 하는 가를 결정하는 것을 포함한다(Ronald Glossop, 1986).

교육철학의 대상이나 과제에 대해 동양이나 한국의 교육 사상을 조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충(忠), 효(孝), 인(仁), 중용(中庸), 군자(君子) 등의 도덕 교육을 기반으로 하는 유가(儒家) 사상을 비롯하여 노장(老將)의 도가(道家), 불교(佛敎) 등의 동아시아의 종교 교육사상(宗敎 敎育思想)을 들 수 있다. 또한 태권도와 관계 깊은 고대(古代)의 무인단(武人團)인 화랑도(花郞道) 정신이나 선비사상 등 한국 전통사상(寒國 傳統思想)에 대한 내용(內容)과 현대적 적합성(現代的 適合性)을 연구 과제로 삼을 수 있다(한기언, 1975).

Ⅴ.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의 개념(槪念)과 내용(內容)

앞서 교육철학에 관한 제 학자들의 견해를 토대로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과 연관되는 문제를 과제별로 나누어 고찰한다.

1.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philosophy of Taekwondo education)의 개념(槪念)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이란 말은 태권도 계에서는 생소한 용어이다. 종종 '태권도교육(跆拳道敎育)'이나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이란 말은 흔히 나왔지만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이란 말은 잘 쓰지 않았다. 그 이유는 태권도와 관련된 대부분의 과제들은 태권도교육이나 태권도철학에 포괄되기 때문에 굳이 '태권도교육철학'이란 말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태권도의 각 분야별로 학문적 연구가 왕성해졌고 뿐만 아니라 태권도 경기가 점점 더 스포츠 화 되어가고 있어 태권도 교육이 태권도의 본질을 벗어나 경기위주로 흘러감으로써 이를 바로잡기 위한 태권도 교육에 대한 철학적 탐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권도교육철학은 일반적으로 말하면 태권도교육에 관한 이상적 교육형태와 원리에 관한 신념이나 주장 또는 그것을 통하여 획득된 지식체계라고 말할 수 있지만, 학문적으로 말하면 태권도 교육의 개념, 교육목적, 교육과정, 교육근거, 교육정책 등에 관한 원리나 이와 관련된 문제를 철학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2. 태권도(跆拳道)의 교육적 중요성(敎育的 重要性)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의 고찰에 앞서 태권도(跆拳道)의 교육적(敎育的)인 중요성(重要性)을 고찰(考察)해본다. 태권도의 교육적 기여도는 보통 일반인이 생각하는 인식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하고, 성품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를 맞은 어린이들에게는 태권도 수련(跆拳道 修練)이 집중력(集中力), 명랑성(明朗性), 자신감(自信感), 침착성(沈着性), 통솔력(統率力) 등 정신능력(精神能力)과 건전(健全)한 생활 태도 형성(生活 態度 形成)에 긍정적(肯定的)인 변화(變化)를 가져오는 사례가 흔하다(이규형, 1987). 또한 나이 많은 성인(成人)들조차 태권도 수련이 바람직한 인생관 형성(人生觀 形成)의 원동력(原動力)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태권도(跆拳道)의 교육적 중요성(敎育的 重要性)에 대해 그 이유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태권도는 폭력과 같은 근원적 경향을 없애주는 격투기술이며 무도(武道)이어서 정신적 안정과 신체적 단련을 기할 수 있는 수련(교육)을 통해 심신수련(心身修練) 즉 인격도야(人格陶冶)와 신체단련에 도움을 준다. 따라서 태권도 교육에 내재(內在)된 사회성, 정서 변화 즉 예의, 참을성, 긍정적 인간관계 등 전인교육(全人敎育)의 근거를 함축하고 있다.

둘째, 무도의 사범이자 스포츠 지도자로 흠모와 존경받는 위치에 있는 태권도 지도자는 수련자에게 막중한 권위를 인정받는다. 태권도 수련자가 다른 사람들의 지시보다도 사범의 말을 더 순종한다는 경우를 보면 사범이 갖는 교육자로서의 권위를 알 수 있다.

셋째, 우리 나라의 경우, 태권도 수련자 대다수가 어린이기 때문에 이들을 어떻게 교육시키느냐에 따라 그들의 장래 성격과 생활 태도의 형성이 바람직하게 변화된다.

넷째, 태권도장의 장소적 여건과 프로그램 내용상 아동들의 심신 발달과 인성 교육을 위한 최적의 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다. 태권도의 교육적 기능은 사범과 관장 또는 코치와 감독 등 지도자 역할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권도 교육 방침의 설정, 교육 환경의 조성, 교육 방식의 설정, 프로그램 편성, 시설과 용품의 구비 등 모든 교육적 요소들은 지도자의 역량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태권도 교육은 명실상부한 심신 단련의 장이 되어 수련자들의 인격 형성에 이바지함으로써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오도록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 결과 학부모를 비롯한 주변인들로부터 신뢰감을 획득하게되어 태권도의 위상은 자연히 높아지는 것이다.

3.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과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과의 관계(關係)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philosophy of Taekwondo education)은 태권도교육(跆拳道敎育,philosophy of Taekwondo)에 관한 철학적 접근(哲學的 接近)인 반면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은 태권도(跆拳道)에 관한 철학적 접근(哲學的 接近)을 말한다. 즉 태권도의 교육적 관련성에 국한시킨 철학이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이고 태권도 전체에 대한 철학이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이 된다.

최근 십 수년간 태권도를 대상으로 하여 철학적인 연구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태권도철학은 학문적 과제로 부상했다. 존재론적인 측면에서 태권도의 본질과 정체성을 파악하고 태권도에 담긴 정신적 의미와 사상 등 가치 성 등의 의미를 밝히는 학문적 노력이 계속되어 왔다. 아울러 태권도 수련 현장에서 강조되는 도덕적 행동 강령은 '태권도 정신'이란 이름으로 예의, 인내, 충효 등의 덕목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품새, 겨루기 등 구체적 기술에 함장된 기술 철학과 경기로서 올림픽 이념과 스포츠맨십(sportsmanship) 등에 대해서도 철학적 연관성을 찾는 작업이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의 범주에서 시도되었다.

이와 같이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은 연구과제의 광범위성을 갖는 반면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은 교육적 관련 내용에 한정된다. 결국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은 태권도철학(跆拳道哲學)의 일부(一部)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4.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의 내용(內容)

태권도교육철학에 관한 내용(內容)은 태권도 교육의 본질이나 가치 뿐 아니라 철학적 근거 또는 사상에 초점을 둔다. 특히 태권도 교육과 관련된 용어 개념상의 문제에 대해 학문적 엄밀성을 살려 정교한 논의를 전개하는 것을 포함한다. 예컨대 태권도 교육의 목적과 목표, 지도자의 교육적 신념 등에 관해 그 뜻과 내용이 무엇인지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합당하게 밝히는 작업이 태권도 교육 철학의 주된 연구 과제가 된다. 연구 과제를 항목별로 구조화하면 다음과 같다.

① 태권도 교육에 관한 근본 사상 또는 철학적 근거 확립.
② 태권도 교육에 관한 주요 언어의 개념 규명
③ 태권도 수련의 가치
④ 태권도 수련자의 도덕적 행동의 기준과 내용
⑤ 태권도 지도자의 교육적 신념
⑥ 태권도 교육의 목적, 목표
⑦ 태권도 교육과정
⑧ 태권도 교육의 조직
⑨ 태권도 교육정책

5.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의 근원(根源)

1) 무도(武道)로서의 태권도(跆拳道)

태권도를 포괄시키는 유개념으로 가장 널리 통용되는 것은 무도(武道), 무예(武藝), 무술(武術), 호신술, 격투술 등이다. 이들 유개념 각각은 그 의미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인간이 상대를 물리치기 위한 '격투 기술'이란 점에서는 동일하다.

무도란 언어 형성 과정과 그 의미에서 철저한 정신 단련에 치중하는 일본적인 영향이 많이 반영되긴 했지만 무도의 근원을 파고 들어가면 인도의 카라리라얏트, 중국의 태극권(太極拳)과 소림사권법, 한국의 태권도, 일본의 유도(柔道), 검도(劍道) 등 형태와 기술 내용이 전연 다른 무술조차도 그 근원은 하나이다. 무도는 신체의 연마만을 행하는 것이 아니고 행위를 통해 수련자의 정신성을 높이는 것을 그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다 (田垣正廣, 2000).

무도(武道) 개념의 핵심은 심신수양(心身修養)이다. 특히 유,불,도(儒,佛,道) 등을 비롯하여 음양(陰陽), 태극(太極), 팔괘(八卦) 등 자연과 인성에 대한 철학사상이 무술 분야와 결부되었다. 무술의 원리와 구조, 무도인의 윤리관, 정신능력과 체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갖가지 동양의 철학 사상과 정신 단련 법이 도입되었다. 이에 따라 유교의 성인군자 사상과 도가(道家)의 도사(道士) 사상은 물론 선 불교를 기반으로 하는 소림권(小林拳)과 무사도 등이 결부하게 되었다(富木謙治, 1991). 전통적 무도는 인간이 전쟁터나 개인 격투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상대를 살상하는 형이하학적 기술(武術)이었지만 형이상학적 개념인 도(道)가 술(術)을 대신함으로서 무도(武道)란 말이 성립하게 되었다.

중국 소림권의 중흥조(中興祖)로 일컬어지는 각원 상인(覺遠上人(1522~1566))은 무술 수련으로 인한 여러 폐단을 일소하기 위해 <계율십계(戒律十戒)>를 제정 반포한 바 있다.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고 절제, 자비심, 공경, 겸손, 온화, 정직, 약한 자를 도울 것, 인내와 구도(求道)의 마음, 우정 등을 지키도록 강조했다(석지현, 1985).

일본 무도(日本 武道)의 근간에는 주군(主君)에게 충성(忠誠)하고, 전장(戰場)에서 죽음을 초개(草芥)같이 여기고 싸우며, 항시 무술 수행(武術 修行)에 정진하며 무사의 기품을 지킨다는 무사도 정신이 깔려있다. 이러한 기풍은 "기술(技術)을 수단으로 도(道)를 구한다" 즉 기술보다는 정신에 치중하는 심본기말(心本技末) 사상으로부터 유행하였다. 무도에서의 수련은 승부를 통하여 인간도(人間道)를 실천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이다(松本芳三, 1983).

검도의 경우, 1975년에 일본검도연맹은 '검의 이법(理法)의 수련에 의한 인간형성'이란 검도 이념을 표방하였다(이호암, 1995). 검도는 오래 전부터 불교의 선사상과 결부되어 검선 일 여(劍禪一如), 무 념 무상(無念無想), 평상심 平常心), 부동 지(不動知) 등 선적(禪的) 경지를 나타내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또한 옛 무덕 회(武德會)가 제정한 정의, 염치(廉恥), 예절(禮節) 등 '무(武)의 삼 칙(三則)'에 가르침의 근본을 두고 있다(井上正孝, 1998).

유도에서도 역시 노자(老子)의 유능 제강(柔能制剛)을 기조로 한 철학 사상이 발달하였다. 19세기말 일본 무사들의 종합 격투술로 전승되던 유술(柔術)의 기술 내용을 개편하여 '술(術)' 대신 '도(道)'란 글자를 바꾸어 무도 교육 사상을 재정립하였다. 일본의 많은 무도 중 최초로 스포츠 경기 화를 추진했던 유도의 시조 嘉納治五郞(1860~1939)에 의해 예시예종(禮始禮終), '여가선용(餘假善用)', '자타공영(自他公營)', 등의 교육 철학적 이념이 등장하였다(松本芳三, 1880).

오늘날 수많은 유파로 나뉘어 세계적으로 성황을 이루는 가라데[空手] 역시 검도와 같이 '권선일여(拳禪一如)', 공(空) 등 불교 사상을 적용하고 있으며, 공수(空手)에서의 '공(空)'은 '무기를 쓰지 않는 맨손 격투술'이란 뜻과 동시에 불교의 반야심경(般若心經)의 핵심 단어이자 인간 개념을 초월한 절대 진리를 함축하고 있다. 불교의 공(空) 사상은 극진공수(極眞空手)의 창시자인 재일 교포 大山倍達(1923~1994. 한국 본명 최영의)가 채용하기도 했다(大山倍達,1975). 가라데의 원조인 송도관 공수(松濤館空手)의 창시자인 般越義珍(1868~1957)은 "인격완성, 성실, 노력, 예의, 만용(蠻勇)을 경계할 것"이라는 엄격한 도장훈을 만들어 제자들을 교육했다(庄司寬, 1985).

태권도에도 이러한 무도철학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태권도 청도관의 창시자 이원국은 '활인(活人) 무도'를 표방하는 무도 교육을 폈다. 그는 "태권은 군자의 무술이다", "태권은 싸움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수양을 목적으로 한다. 격투 기술 연마를 통해 신체를 단련하는 동시에 정신까지도 아울러 수양하여 덕을 배양하는 것이다." "겸손하고 예의바르고 공손한 태도를 기른다. 또한 공명정대하고 청렴결백한 마음을 지닌다." 등을 언급하고 무도 태권도 수련을 통해 '완전한 인격'을 형성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이원국, 1968).

또 태권도 무덕관(跆拳道 武德館)의 총수였던 황기(黃琦)는 기술보다는 충(忠), 효(孝), 신(信)의 화랑도 사상에다가 겸양(謙讓), 성의(誠意), 노력(努力), 복종(服從) 등을 수도(修道)해야함을 강조했다(황기, 1970). 국제태권도연맹(國際跆拳道聯盟, I.T.F) 총재였던 최홍희 또한 "태권도를 배운 후 함부로 남용하지 않게끔 하자는 데 정신수양의 목적이 있다. 왜냐하면 태권도의 위력에만 치우치고 그를 억제하는 정신 요소가 결여된다면 이는 마치 폭한(暴漢)에게 흉기를 맡겨놓은 격이 되기 때문이다. "약자를 도와라." 실천교육의 예의를 단적으로 표시하는 경례를 강조함으로써 사범과 선배에 대한 존경심과 상호간의 인격 존중은 물론 예의, 인내, 염치, 극기, 백절불굴 등을 태권도의 5대 정신으로 공표했다(최홍희, 1975). 태권도의 총본산 국기원에서 간행한 공인 태권도 교본에서는 태권도 정신으로서 홍익인간, 평화정신, 정의, 책임감을 확립하고 생활화하도록 실천하는 덕목을 제시하고 있다(국기원, 1989).

태권도의 무도 적 교육철학으로서 좌선, 명상 등을 통한 불교 사상의 접목도 찾아볼 수 있다. 태권도의 선(禪) 적인 경향은 국내보다는 이국의 무도 철학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서구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김대식, 1987).

2) 스포츠로서의 태권도(跆拳道)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과 더불어 태권도는 스포츠의 영역에 확고히 편입되었다. 스포츠란 승패를 전제로 한 운동경기라 할 수 있다. 운동경기는 소수의 전문적 선수들이 보상 획득을 위해 참여하는 형태로써 엘리트스포츠(elite sports) 또는 경기스포츠, 참피온쉽 스포츠(championship sports)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구분된다(질레, 1985). 태권도는 본래 무도적 특성에서 출발했지만 최근 40년간 스포츠로서 대중화 정책을 펴면서 본질적인 변화를 갖게 되었다(김철, 1986). 즉 스포츠로서의 특성을 갖게된 것이다. 스포츠의 가치관이 태권도 분야에서 철학적 의미를 지닌 것은 올림픽사상(Olympism), 스포츠맨쉽(sportsmanship) 등이 있다. 그 중 스포츠맨십의 실천은 태권도 현장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스포츠맨쉽(sportsmanship)은 곧바로 스포츠 교육으로 이어지는 특징을 가지며 참여의 순수한 정신과 승리와의 관계를 잘 설명하고 있다. 승리보다 참가함에 대한 의의(意義), 공정한 순수한 페어플레이와 분투정신, 영국의 신사도에서 유래하는 스포츠맨(sportsman)이란 "상대에게 공정,관대하고 예의바르게 대하며 승리해서도 자만하지 않고 패배에서도 불평하지 않는 자"로 간주된다(Keating, 1976). 또한 스포츠맨십이란 피 아(彼我) 쌍방의 입장을 동등하게 반영하여 어떤 사정으로 얻은 부당하고 유리한 입장을 이용해서 승리하는 것을 거부하는 정신, 즉 대등한 조건에서 승부에 임하는 태도를 말하기도 한다(池田梁, 1986).

원래 스포츠에는 인간 정신의 숭고하고 고상한 사상이 깃들어 있다. 한번의 싸움에서 생사가 걸려있는 투쟁이 아니라 규칙에 입각한 선의의 경쟁 사상, 즉 상대방을 인정하고 상대를 통해 자신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경쟁이 스포츠이다 (Carl, Deim, 1959).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의 입장에서 올림픽 이념을 되새기는 것도 중요하다. 근대 올림픽을 일으킨 쿠베르탱 남작은 남성다움, 리듬, 균형 등의 아름다운 인간미 중심의 그리이스 문화인 헬레니즘(Hellenism)과 휴머니즘(Humanism)을 결부시켜 올림픽 정신을 제창했다. 그에 있어서 이상향은 두 개의 커다란 힘과 善이 되는 그리이스인들의 완전함와 영국 스포츠의 이상이었으며 올림픽 경기의 재건을 위한 올림픽 철학이 되었다.

스포츠와 올림픽의 이념은 단순히 참여와 활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스포츠는 위대한 민주주의의 드라마임을 설파한 로베르토는 스포츠가 개인주의, 평등주의, 고도의 사회이동성, 정부 선택권을 포함한 민주적 사회 운동까지도 전개할 수 있는 고매하고 현실적 이념임을 주창했다. 스포츠에서의 규칙(rule)은 법(law)과 같아서 참여자 누구나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며 사회 정의와 연관시킨다면 막강한 권력의 통치자라도 법을 따르지 않는 것은 용납되지 않음을 뜻한다. 스포츠에서 정정당당한 대결(fair-play)이 있듯이 정치 권력의 경쟁에도 정정당당한 조건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승자와 패자가 교차되고 일시적인 승패를 반복하는 언제나 새로운 시합인 것처럼 민주주의의 정권 경쟁도 동일한 것이다(Roberto Damata, 1986).

또 국내에서 제정된 체육인 헌장에서는 선수, 지도자, 심판 등 경기 참여자의 바람직한 행동 지침을 제시한 바 있다.

이같이 민주적 인간 형성의 스포츠와 숭고한 인간 정신을 구현하려는 올림픽의 본뜻은 우리 나라의 전래의 홍익인간 사상과도 일맥상통하는 교육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으며 스포츠 적 측면에서도 태권도교육철학의 의미심장한 내용이 될 것이다. 태권도의 교육철학적 과제로는 태권도 경기의 의의와 목적, 태권도 경기 참여자 즉 행사 주최자 및 임원, 심판, 지도자(코치, 감독), 선수 등의 경기 참여에 대한 가치관과 신념, 철학 등이 탐구 대상이 될 것이다.

3) 체육(體育)으로서의 태권도(跆拳道)

태권도는 초, 중, 고교생의 교과과정에 채택된 후 체육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체력(體力)은 국력(國力)'이라는 정부의 국민 체력 향상 정책과 체육 인구의 저변 확대에 발 맞추어 전국적으로 보급되었고 마침내 우리 나라의 국기로 지정되었다(국기원 편, 1989).

태권도는 신체활동을 수단으로 하여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미완성된 인간을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인간으로 가르치는데 그 목적이 있다(정찬모, 1976: 12)는 말은 태권도가 전인교육인 체육으로서의 가치가 있음을 말해준다.

태권도가 신체 부상의 위험이 따르는 격투 무술이 아니라 최대한 안전을 고려하여 수련자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발달을 도와주는 전인교육이라는 체육 적 가치를 인식시키기 위해 '태권도장' 대신 '태권도 체육관'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태권도의 교육철학은 "신체 활동과 운동 기술 훈련을 통한 인간(人間) 교육" 이라는 체육 적 입장과 직결된다. 개인의 건강(健康)과 안녕(安寧)을 위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성장을 도모하는 체육 일반 목적이나 목표 면에서 합치되는 가장 이상적인 체육 종목이 태권도이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이 수련자들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태권도장 수련자 현황을 볼 때(태권도협회, 1999) 태권도의 체육 교육적 역할의 증대가 더욱 중요시된다.
 
체육의 원칙에 준한 태권도의 교육철학은 앞서 고찰한 무도나 스포츠의 것과는 다른 양상의 교육 방식을 채용한다. 첫째, 수련자 인격을 중시하는 민주적 지도 방침을 들 수 있다. 둘째, 수련 대상은 남녀노소 누구나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는 대중성을 기반으로 한다. 셋째, 부상의 위험도가 높은 기술을 배제하는 참여자의 안전성을 고려한다. 넷째, 구르기, 뜀틀, 줄넘기 등 학교 체육과 구기운동 등 수련자 전신 발달을 촉진하는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의 도입과 편성을 시도하는 점이다. 다섯째, 체력과 기술 증진과 더불어 수련자의 행동을 개선하는 생활 지도에 인성 교육면까지 광범위하고 세부적인 교육을 펴야하는 점이다.

체육 적 관점의 태권도교육철학은 태권도장 운영 및 지도 방침을 결정하는 데 적극 반영되어야 하고,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는 보편적인 사회적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어야 한다.

Ⅴ. 결 론(結 論)

태권도(跆拳道)의 교육적 역할(敎育的 役割)은 태권도의 외형적 발전에 비해 부진(不進)한 진보(進步)에 그치고 있다. 태권도 도장이나 경기장에서는 태권도의 교육적 기능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현상 마저 보이고 있는 바 그 근본 원인은 태권도교육의 밑바탕이 되는 지도자(指導者)의 태권도 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에 관한 지식(智識)이나 실천적 행동(實踐的 行動)의 부실(不實)함에서 기인된다고 사료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태권도교육철학에 관한 개념과 내용을 파악하여 바람직한 태권도 교육의 밑바탕을 확립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방법은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에 관련된 각종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적 방법으로, 교육과 태권도교육, 철학과 교육철학 그리고 태권도교육철학의 개념과 내용에 대해 고찰하였다.
이 연구의 핵심 주제인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에 대한 개념을 밝혀 보면 다음과 같다.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이란 태권도 교육(跆拳道 敎育)에 관한 철학적 탐구(哲學的 探究)라 정의할 수 있으며, 이를 풀이하면 태권도교육철학이란, 일반적으로 말하면 태권도교육에 관한 이상적 교육형태와 원리에 관한 신념이나 주장 또는 그것을 통하여 획득된 지식체계라고 말할 수 있지만, 학문적으로 말하면 태권도교육의 개념, 교육목적, 교육과정, 교육근거, 교육정책 등에 관한 원리나 이와 관련된 문제를 철학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태권도교육철학은 태권도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태권도 교육을 성립시키고 이를 뒷받침하는 철학적 근거이다. 일반 철학의 경향과 같이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 역시 이론(학문성)과 실천(현장성) 두 분야를 포괄한다.

태권도의 교육적 가치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찾고 체계적인 이론으로서 객관 타당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 태권도교육철학(跆拳道敎育哲學)의 학문적 입장이다. 한편 실천적 관점은 태권도 교육을 실행하는 주체인 지도자(사범, 코치 등)가 타의 모범이 되는 건전한 행동의 실행과 올바른 수련자 교육에 초점을 둔다. 이론과 실천간의 상호 의존과 조화가 이루어질 때 태권도교육철학이 비로소 진가를 발휘한다.

이론적이고 학문적인 연구 대상으로 간주되지만, 아울러 태권도 교육 현장에서 지도자와 수련자의 직접적인 이행을 수반하는 실천적인 경향을 포괄한다.

태권도교육철학은 태권도의 본질에서 기인하는 무도(武道), 스포츠, 체육사상(體育思想) 등 세 가지 큰 뿌리에 의해 밑바탕을 형성하고 있다. 무도사상(武道思想)은 정신수양(精神修養)을 기조로 하는 내면적 인간성을 통찰하고 무도인의 올바른 행동의 실천을 중시한다. 스포츠사상(思想)은 예의, 페어플레이(fair-play), 감투정신 등을 덕목으로 한 스포츠맨십과 인류 평화와 화합, 평등의 올림픽 정신의 두 축으로 지탱되고 있으며 태권도 경기 철학의 근원이 된다. 또한 '태권도 수련(跆拳道 修練)을 통한 전인교육(全人敎育)'은 체육사상(體育思想)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특히 어린이 수련자를 접하는 태권도 체육관에서 중요시되는 교육철학적(敎育哲學的) 기반이 된다.

태권도 교육에 대한 현장성 있는 철학의 근거 확립과 지도자의 실천적 노력이 태권도 교육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 같은 태권도 교육철학의 견실한 토대 위에 바람직한 태권도 교육 문화가 조성될 때 태권도는 우리 민족의 문화로 그치지 않고 인종과 국가를 초월한 보편적이고 실질적인 가치로 뿌리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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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체육학회지 (2000년 제 39권 제 4호) 이규형 / 계명대학교 교수

모든 태권도인들이 존경하는 이규형 사범님의 논문이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참 푸근하게도 태권도에 관한 철학을 얘기해주고 있다.
이 논문을 읽으며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여긴 푸부분은 파란색으로 표시 해 놓았다.
긴~ 논문이지만 단숨에 읽어 내려갈 만큼 빠져드는 재미난 이야기 같은 논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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