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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

오해와 억울함

by 태권마루 2005. 11. 30.

살다 보면 참~ 억울한 경우를 많이 겪는다. 단면만 보는 상대방의 오해로부터 시작된 경우가 참 많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쳤다. 세 타임을 좋은 분위기에서 지도하다가 가장 도장에 익숙한 아이들이 많이 오는 네 번째 타임에서 한 녀석이 수업 분위기를 흐렸다. 구령을 잘 넣다가 갑자기 박자를 이상하게 바꾸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곧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마침 그때 관장님이 나오셔서 나무라셨다. 종일 수업 분위기 좋았는데 딱 그 타이밍에 걸린 것이다.

즉각 멈추고 아이들을 타이르지 않고 보고만 있었다고 나무라셨다.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며.... 하던 것만 마저 끝내고 아이들을 야단치려 했는데 그 잠시를 못 참고 태클을 거신 거다. 나름대로 변명할 여지가 많았지만 달게 한 소리 들었다. 관장님 또한 자기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셔서 하시는 말씀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기분이 완전히 다운되어 버렸다.

관장님은 주로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즉각적으로 나를 가르치신다. 가능하면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하면 더 좋을 텐데 그것조차 계산에 있는 행위인지는 잘 모른다. 아무튼 난 그런 것이 싫다. 제자들 앞에서 지도자를 타이르는 것은 교육적으로 좋을 리 없을 거라 여긴다.

그 이후로 많이 의기소침해졌고 드러내진 않지만 속으로 불만이 쌓여버렸다.

살다 보면 이런 오해와 억울함을 종종 만날 때가 있다. 그것이 큰 것이라면 마땅히 변명하고 오해를 바로잡아야겠지만, 잠깐의 누명을 쓰고 보내버린다면 얻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괜히 오해를 풀려다 변명이 많다거나 말대꾸한다는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오기에 십상이기 때문이다. 참아 본 사람만 알 수 있겠지.. 때로는 침묵이 금이다.

이제 고작 3개월이나 일했을지 모르는데 일 년은 넘은 것 같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겠지..? 오해가 있고 억울하더라도 조금만 지나고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오히려 인내가 대견스러울 때가 많다. 내가 3개월 동안 배운 것이 그런 것은 아닐는지....

나는 불만 많은 투덜이보다 과묵하고 진득하게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깊은 사람이고 싶다.


200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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