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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전수

운동회를 함께 즐겨라~!

by 태권마루 2008.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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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하는 도장 부근에 두 개의 초등학교가 있는데 같은 날에 소(小)체육대회(요즘은 대운동회를 하지 않고 학년별로 소운동회를 한다고 한다)를 끝으로 단기 방학에 돌입했다. 두 초등학교에 6:4 정도의 비율로 우리 도장 수련생들이 분산되어 있다. 모터쇼를 보러 가기 위해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서면서 집 앞에 있는 한 초등학교를 찾았다. 이곳은 두 초등학교 중 우리 도장 수련생이 6의 비율로 다니는 곳이다.

소체육대회를 한다는 얘기를 며칠 전부터 아이들에게 들은 터라 모터쇼로 향하기 전 조금 일찍 나와 구경을 하러 간 것이다.
아이들에게 누가 잘하나 구경하러 가겠다고 했을 때 아이들은 서로 자기 학교로 오라며 격앙되어 말했었는데.... 나는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향했다.

내가 도착했을 12시 무렵에는 저학년 소체육대회는 끝나고 고학년들 마지막 행사인 줄다리기와 이어달리기가 진행되었다. 우리 도장 아이들이 달리는 모습을 찾아 몇 장 사진을 찍으면서 왜 진작 오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다.

놀이터에는 놀토가 아닌만큼 아버님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일부의 저학년 어머님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수련생 어머님을 뵐 때마다 어쩐 일로 왔냐며 반갑게 인사해 주셨다. 그리고 평소와는 달리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그제야 이런 학교행사가 도장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기 방학이라 쉬지 않고 일하는 부모들이 많은 만큼 아이들을 챙겨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이 대부분 알아서 하기 때문에 챙겨준다는 것은 사진을 찍어주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귀가를 돕는 정도면 충분하다. 또는 돗자리를 펴고 우리 도장 아이들이 자기의 역할이 끝나는 대로 불러다가 간식을 먹여도 괜찮을 거라 여긴다.

가족이 보러 온 경우에는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사의 역할을 해도 좋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아이가 참여하지 않을 때는 엄마들이 심심해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 타이밍에 자연스럽게 학부모와 편안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평소에 시간 쫓기는 나로서는 오늘의 짧고 가벼운 수련생 어머님과의 대화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할 기회이기도 했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체육대회를 먼저 끝낸 저학년들은 학교에서 나를 발견하고는 "사범님~" 하면서 반가워하며 달려와서 인사했다. 그리고 게임이나 응원을 하던 고학년 수련생들은 운동장 한가운데 앉아서 나를 부르며 손을 흔들었다. 운동회가 끝나는 것을 확인하고 교문을 나서는데 달려와서 어땠냐며 물어보기도 했다. 교실로 들어가야 하는데 나가는 나를 향해 아이들이 달려왔던 이유는 반가움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도장에서만 아이들을 챙긴다고 따뜻하고 친근한 사범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짧은 시간 동안 체험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제 하루 내 개인적인 약속만 생각하고, 제자들을 생각하지 않았던 이기심 반성했다. 어차피 쉬고 있을 하루, 반나절만 내가 지도하는 아이들을 위해 투자한다면 도장에서 백 번 가르치는 것보다 더 빠르고 깊게 정을 쌓을 수 있는데 말이다.
자신에게 운동을 가르치는 사람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흥분하기 시작한다.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할 것이고, 의외의 인물이 등장함으로써 반가워할 것이다. 앞으로 이런 학교 행사를 잘 이용해야겠다. 자연스럽게 홍보로 이어질 것이고, 학부모들로부터 신뢰를 아이들로부터 여러 가지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나 자신 또한 일상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운동회처럼 학교에 큰 행사가 있으면 도장은 휴관하고 아예 한 보따리 싸서 자리 깔고 앉아서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수련생 가족이 있다면 합석해서 자연스럽게 얘기도 나누고, 더 나아가 우리 도장 수련생의 가족들은 한자리에 모여 앉게 해서 다른 학부모들끼리 관계를 맺어주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도장 소속의 학부모로서의 동질감도 느끼게 해 줄 것이고 도장 운영에 학부모의 참여도 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여긴다.

1. 수련생들이 다니는 학교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2. 수련생과 그 가족들의 사진을 담아준다. (끝나고 전 수련생, 전 가족을 모아놓고 사진을 찍어도 좋을 것 같다)
3. 수련생들이 경기에 임할 때 적극적으로 조언하고 응원해 준다.
4. 간식거리를 준비해서 수련생, 학부모들과 나누며 함께 즐긴다.
5. 행사가 끝난 후에 차량 운행이나 귀가 지도를 해도 좋을 것 같다.
6. 우리 도장과 같이 동시에 두 곳에서 행사할 경우 사범과 관장이 나누어서 가면 될 것 같다.
7.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내용이 있다면 학부모가 오지 않은 수련생에게 부모 대신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8. 평소 시간이 없어 학부모들과 소통할 시간이 부족했다면 이런 기회를 빌려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다.
9. 학부모에게 긍정적인 이미지와 신뢰감을 높일 수 있다.
10. 수련생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며, 무엇보다 친근감을 높일 수 있다.
11. 나 자신도 쉴 수 있는 시간이 되며, 많은 고객(학부모)이 지켜보는 만큼 큰 홍보가 될 수 있다.

12. 진정한 마음을 담지 못하고 홍보에만 열을 올린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길 수 있다.
13. 아이들에게 꼭 일등 하라는 등 지나치게 경쟁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주의한다. (즐겨야 한다)
14. 운동회라면 꼭 운동복을 입고가서 함께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한다.
15. 주차공간이 마땅하다면 도장 차량을 눈에 띄도록 주차해두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학교행사에 동참하는 지도자들이 꽤 있다고 들었다. 그래도 말로만 들었지 내가 직접 해보니 많은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효과도 클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진실한 자세로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지 지나치게 계산된 행동으로 눈살 찌푸려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수련생과 학부모를 짧게 짧게 만나며 반갑고 즐거웠다. 내 마음이 순수하지 않았다면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요즘은 도장도 경영이라고 한다. 그래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마케팅방식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최소한 아이들을 대하고 지도할 때 만큼은 그런 계산된 행동보다는 진실한 마음으로 임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원래 순수한 사람은 아니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학교를 찾아 그들을 만나니 그들도 나도 행복했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마케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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