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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관2

다음 달까지만 하고 태권도 끊어요. 차량운행을 하다 보면 아이들끼리 주고받는 대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될 때가 있다. 가족사나 경쟁 도장 이야기, 인근 학원의 트렌드, 아이들의 관심사 등등… 어느 날 A군과 B군의 이야기가 귀를 때렸다. A군: "너는 태권도 언제까지 할 거야?" B군: "4월까지 하고 끊을 거야" (이때가 3월이었다.) A군: "왜?" B군: "엄마가 피곤하다고 태권도 끊으래" 대화를 듣자마자 B군을 설득해 봤지만 하기 싫은 눈치였다. 나중에 도장에 와서 B군의 어머님과 통화도 해보았지만, 몇 달 쉬어보고 보내겠단다. ㅠ.ㅠ B군이 내리고 나서 운전 도중에 나도 모르게 핸들을 쾅 때렸다. '왜 진작 말해 주지 않았을까?' 속으로 B군의 부모를 욕하기 시작했다. 도장에 아이들이 입관하고 퇴관하는 것이야 일상이지만, 이렇게.. 2013. 9. 9.
아쉬움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6월 말과 7월을 거치면서 최소한 4명의 수련생이 퇴관했다. 고등부의 L 군은 내가 이 도장에 처음 왔을 때부터 함께 있었던 수련생으로 중학교 때부터 고3이 될 때까지 함께 있었다. 몇 년간 결석도 거의 하지 않을 만큼 성실히 도장에 다녔고 타고난 운동 신경은 없었지만, 꾸준히 한 탓에 실력도 참 많이 늘었던 녀석이다. 오랜 시간이 말해주듯 중·고·일반부를 지키는 터줏대감이었다. 다 괜찮은데 L 군은 게임을 너무 좋아하고 그 때문에 어딜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집에서 게임하는 것이 가장 큰 낙으로 보였다. 그리고 어쩌면 오래 다닌 탓인지 운동할 때 활력이 떨어지고 건성으로 하는 날이 많았다. 이제 고3이고 실업계라 2학기부터는 취업을 나간다고 하여 도장을 그만둘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던.. 2010.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