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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95

다음 달까지만 하고 태권도 끊어요. 차량운행을 하다 보면 아이들끼리 주고받는 대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될 때가 있다. 가족사나 경쟁 도장 이야기, 인근 학원의 트렌드, 아이들의 관심사 등등… 어느 날 A군과 B군의 이야기가 귀를 때렸다. A군: "너는 태권도 언제까지 할 거야?" B군: "4월까지 하고 끊을 거야" (이때가 3월이었다.) A군: "왜?" B군: "엄마가 피곤하다고 태권도 끊으래" 대화를 듣자마자 B군을 설득해 봤지만 하기 싫은 눈치였다. 나중에 도장에 와서 B군의 어머님과 통화도 해보았지만, 몇 달 쉬어보고 보내겠단다. ㅠ.ㅠ B군이 내리고 나서 운전 도중에 나도 모르게 핸들을 쾅 때렸다. '왜 진작 말해 주지 않았을까?' 속으로 B군의 부모를 욕하기 시작했다. 도장에 아이들이 입관하고 퇴관하는 것이야 일상이지만, 이렇게.. 2013. 9. 9.
태권마루 (taekwonmaru.com) 1,000,000 HIT 달성! 태권도 사범으로서 생각과 지식을 나누기 위해 시작했던 태권마루(블로그)가 어느덧 방문자 카운터 100만 hit를 넘겼다. 2007년 1월 1일 티스토리에 개설하여 지금까지 6년이 넘도록 taekwonmaru.com을 운영해오며 그 사이 나는 사범에서 관장으로, 총각에서 유부남으로 바뀌었고, 아래 지방에서 윗지방으로 둥지를 옮겼으며 이제는 아들 바보 아빠가 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결혼도 도장도 모든 것이 난관에 봉착했고 순조롭게 진행된 것 하나 없지만 그래도 결국은 극복하거나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남들처럼 그렇게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또 비슷한 시간이 흐르면 200만 HIT를 넘어서겠지? 5년 후 나는 여전히 태권도 사범의 자리에 있을까? 그때도 여전히 남들처럼 잘살아가고 있을까? 태권도 .. 2013. 9. 2.
나도 아빠다! 태권마루 주니어 결혼 2년 만에 아내가 임신했다. 배가 점점 불러오는 것이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고추 달린 우리 아기의 태명은 '마루'라 부르기로 했다. 미국에 원정출산 가서 미 시민권 혜택을 받고 아이 교육을 위해 서울 강남으로 이사할까? 돈 많이 모아서 국제중에 입학시킬까? 괜히 운동시켰다가 편파 판정으로 억울한 일 당할지도 모르니 운동은 안 시켜야겠다. 아빠의 마음은 급하지만, 그래도 천천히 올겨울에 만나자! 2013. 6. 25.
새로운 도시, 새로운 도장, 새로운 삶!!! 태권마루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정든 곳을 떠나고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는 걱정이 앞섰지만, 지금이 아니면 늦을지도 모를 것이기에 과감하게 모든 것을 놓고 새로운 시작을 결심했다. 수개월 전부터 기존의 도장을 차분하고 조용하게 정리하고 이곳으로 옮겨온 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모든 것이 낯선 곳이지만, 새로운 둥지의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열심히 품고 있다. 그동안 너무 바빠 블로그에 소홀했었는데, 이제 마음 좀 다잡고 태권마루 블로그도 다시금 출발을 해봐야겠다. 도장을 정리하고 새로 시작하는 과정에 내가 쓴 글에 나 스스로가 도움을 받아 버렸다. 태권도장 차리기 (인수/개관) chapter 1 ː 태권도 경영을 꿈꾼다면… 나는 세상 물정 모르고 팅가팅가 놀기만 하다가 태권도장에 사범으로 .. 2013. 4. 19.
태권도장 수영 특강의 책임 작년 여름 부산의 태권도 관장들 사이에 A 도장의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퍼져 나가고 있었다. 언론에도 보도되었다고 하던데, 한쪽 귀퉁이에 났는지 나는 소문으로만 들었다가 굳이 검색을해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언론 기사와 유가족의 글을 조합하면 아래와 같다. 부산의 B 태권도장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수련생을 대상으로 방학 동안 주 3회로 교육하는 단기 수영 특강반을 모집했다 이에 초등부 수련생 7명이 특강에 등록했고 수영 특강 수업은 인근에 있는 S 수영장에서 이뤄졌다. 2011년 7월 25일 수영 특강 첫날에 1학년인 K양이 물에 가라앉은 채로 발견되어 119가 출동했지만, K양은 뇌사상태에 빠졌다. 그사이 담당 수영 강사(수영장 업주의 아들)는 7월 29일에 자원입대를 신청하고 8월 2일에 입대를 해버렸다... 2012. 9. 24.
태풍 '볼라벤', '산바' 때문에 휴관합니다. 지난 '볼라벤' 때 도장이랑 집에 창문에 신문지와 테이프를 붙였고 휴관도 했다. 하지만 비도, 바람도…… 태풍이 오긴 왔나 싶었다. 휴관하고 집에 있으면서도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어제 적지 않은 비가 내렸지만, 또 민망해질까 봐 섣불리 휴관을 안내하지 않고 기다렸다. 지난번과 같은 상황이 되지 않도록 오늘 오전까지의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아침 6시에 목욕탕으로 향했다. 비도 거의 안 오고 바람만 조금 많이 불 뿐이었다. 역시, 섣불리 휴관하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려는데,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와이프 회사까지 태워다 주면서 날씨를 유심히 살폈다. 지나는 행인은 우산이 뒤집어졌고 계속해서 비가 많이 내릴 듯했다. 와이프를 내려주고 결정을 내리기 위해 도장으로 왔다. 9시 조금 넘을 .. 2012. 9. 17.
사춘기 아이들을 나무랄 때는 사무실에서 상담하자! 몇 개월 전 B 도장에서 수련하던 6학년 여학생이 이사를 오면서 B 도장의 추천을 받아 우리 도장으로 오게 되었다. 운동능력이 뛰어나 열심히 가르쳐 태권도대회에서 좋은 성적도 거두었다. 그런데 이 L양은 수업시간에 하는 시늉만 하고 뭘 시키면 하는 둥 마는 둥… 열심히 하라고 하면 "왜 저한테만 그래요?"라며 말대꾸도 잘한다. 잘못을 지적하면 무척이나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니라고 우긴다. 지도하는 측면에서 보면 밉상스러운 아이다. 어제 수업 시간에 앉았다가 일어서며 점프하는 하체 운동을 하고 있었다. 또 요령을 피우고 있길래 유심히 보다가 다가가서 왜 그렇게 하느냐고 똑바로 하라고 했더니 역시나 말대꾸를 한다. 계속 내버려두면 수업할 때마다 눈에 가시같이 보일 것 같아 찍소리도 못하게 엄하게 야단을.. 2012. 9. 13.
올해는 부드러워 지겠습니다. 작년 한 해 우리 도장에 신규 입관한 수련생은 60여 명이다. 해가 바뀐 지금 돌아보면 이 아이들 다 어디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중도 퇴관이 많았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나 때문이겠지? 수업하다 보면 아이들이 떠들기도 하고 잘 못 하는 아이도 있는 것인데 순간순간 인내하지 못했고 너무나 딱딱하지 않았나 싶다. A4 종이에 마음을 다스리자는 다짐을 적어 도장 곳곳에 붙여 둬야지 생각하면서도 그마저도 귀찮아서 실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게으름뱅이! 작년 입관생 자료를 보면서 요즘 깨닳는 바가 많다. 당장에 A4 지에 마음을 담아 인쇄했다. 내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붙여두고 올 한해 화이팅 하련다! A4담은 글귀 1. 참고 인내하고 밝고 즐겁게.... 나를 다스려야 남을 다.. 2012. 1. 11.
차 타는 수련생도 기다리고 태우는 나도 기다리고?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6:32에 S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다. 6:35에 아파트 정문에서 L 군을 태워야 하기 때문이다. L 군은 특강반으로 방학 때 잠시 다니는 학생이다. 다닌 지는 며칠 되지 않았지만, 평소에는 눈에 잘 띄게 늘 경비실 옆에 있었다. 오늘따라 L 군이 보이지 않았다. 그냥 가버리면 걸어오기 힘든 거리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렸다. 차 안에는 수련생 몇이 타고 있었고 차에 탄 아이들과 함께 L 군을 기다렸다. 6:42이 넘어도 모습이 보이지 않아 전화했는데, 없는 번호란다 -- (나중에 알고 보니 L 군이 번호를 잘못 적어 낸 것이다.) 며칠 전에도 연락도 없이 결석하더니만, 오늘도 그런가 싶었다. 아무튼, 더는 기다릴 여유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나머지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도장으로 들어.. 2011. 8. 9.
드디어 주실 건가요? 밀린 회비 백몇십만 원...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고 하는데, 우리 도장에는 회비 밀리는 일이 많지는 않다. 밀려도 별다른 독촉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보내주시니 회비로 말미암은 스트레스는 크지 않다. B 남매를 제외하면 말이다. B 남매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도장에 나오고 있으며 말도 잘 듣는 아이들이다. 도장에서 체험학습을 가거나 단체복을 맞추면 어김없이 신청하기도 한다. 실력은 부족해도 기합도 잘 넣고 질줄 뻔히 알면서도 대회에 참가하기도 한다. 다만, 회비가 너무 많이 밀려 있다는 것이 탈이다. 이 B 남매는 내가 이 도장을 인수하기 전부터 회비가 이미 밀려 있었다. 4~5개월이 밀린 상태에서 두세 달에 한 번씩 어머니가 오셔서 한두 달 치씩을 주고 가시곤 했다. 도장을 인수할 때 이 부분까지 모두 포함이 된 상태로 비용이.. 2011.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