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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외침

편파판정은 제명으로 끝나는 것인가? 태권도는 부정부패의 온상!

by 태권마루 2013. 6. 5.

 

오늘 서울시태권도협회의 진상조사위원회에서 결과 발표가 있었다. (결과발표 보러 가기) 그와 함께 대한태권도협회와 각 시도협회의 홈페이지에 사과문이 올라왔다. 또한, 앞으로 대책이라며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

 

출처: http://www.tkdnews.com/event/event17.html

 

태권도 대회에서 일명 '밀어주기'나 '작업'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태권도 사범 중에 모르는 이가 있을까?

 

태권도 경기의 심판은 대부분이 일선 도장의 지도자들이다. 품새 심판의 상당수는 제자들을 품새 대회에 내보내고 겨루기 심판의 상당수는 제자들을 겨루기 대회에 내보낸다. 자기가 그쪽에 관심이 있거나 자신이 있으니 심판도 보고 집중적으로 지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사범들은 지도자 모임이나 협회 모임, 또는 여러 차례 경기를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갖게 되고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그것이 커지면 세력이 되는 것이고 그 세력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협회의 요직에 구성원이 자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는 권력이 생길 것이다.

 

태권도는 바닥이 아주 좁다. 같은 시도에서 도장을 운영하면 웬만하면 안면이 있을 것이고 게 중에 절반 정도는 대화도 몇 번 나눠봤을 것이고 1/4 이상은 관계가 그럭저럭 좋을 것이며, 1/10 정도는 꽤 친할 것이다. 같은 시도에 있다면 조금의 과정도 없이 정말로 한 다리 건너면 모르는 사람 없는 곳이 태권도계라고 봐야 한다.

 

이런 작은 바닥 속에서 심판하고 각종 위원장하고 해봐야 유리처럼 투명해질 수 없는 구조가 아닐까 싶다. 작업조가 괜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런 구조적인 문제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해마다 각 시도에서는 상임 심판을 선발하는데, 해마다 지원자가 줄고 있다. 그렇다 보니 심판의 피로도가 증가하고 고인 물이 썩듯이 경력이 오래되어 더 공정한 판가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심판들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이렇게 안타까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문 심판원이 양성되던가, 태권도 심판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심판 수를 확보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편파 판정 자살 건으로 해당 심판은 제명되었고 대회 관련자들은 퇴진하게 되는 모양이다. 그 때문에 한 사람이 생명을 잃었는데, 이것으로 끝이란 말인가? 해당 심판이 오심을 인정했다고 그대로 덮어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고의성(작업)이 있었는지 조사해야 하고 관련자들을 뿌리째 뽑아내야 한다. 고의성이 인정된다면 그로 말미암은 자살이 명백해졌음이니 일벌백계해야 한다. 심판 그거 안 한다고 아무런 불편은 없는데, 피해자는 목숨을 잃고 가해자는 어제와 다름없이 살아서야 정의 사회라 할 수 있겠는가?

 

돌이켜보면 태권도계는 참 부정부패의 온상인 것 같기도 하다.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는 물론이고 구 지회장 선출에서부터도 온갖 뒷거래와 알력 다툼이 무성할 만큼 썩어 있다. 역사 왜곡, 무술로서의 가치 상실, 협회에서의 자리다툼, 심사 비리, 승부조작 등…. 이루 다 말하기도 벅차다.

 

이게 다 우리의 스승님들이 만들어 놓은 환경일 터! 이것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그들 스스로는 안될 것이다. 나와 같은 젊은 사범들의 몫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우리는 선배님의 말이라고 무조건 따르고, 혹여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겁먹고, 잘 몰라서 입 다물고 있는… 그런 존재감 없는 사범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젊은 사범들이 열심히 해서 관원을 많이 모아야 관심을 둘 것이고 꾸준히 공부해서 많이 알아야 근거와 논리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장난감으로 아이들 꾀고 태권도장에서 맨날 피구만 해서는 존재감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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