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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외침

지역 전통의 도장?, 00동문 도장? 태권도 끝내는 아웃?

by 태권마루 2013. 3. 27.

요즘 태권도장은 음악 줄넘기, 축구, 야구, 수영, 인라인, 최근에는 골프에 심지어 마술까지…. 아침에는 등교 차량 운행에 주말에는 영화보기, 떡볶이, 삼겹살 파티, 각종 체험학습 등 태권도장에 태권도는 사라지고 온갖 잡기를 비롯한 종합 체육과 돌보미교실로 서서히 변모해가고 있다. 그에 발맞춰 도장 한쪽에 키즈카페처럼 놀이시설을 넣고 지하에는 인조잔디를 깔고 축구와 활쏘기, 미니 골프시설을 넣기도 한다.

 

 

제품과 콘텐츠의 질로 승부가 나지 않는다면 결국엔 시설과 서비스에서 밀려 자본이 부족한 도장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뉴스에서 맨날 떠들어대는 골목상권 붕괴니 동네 빵집 이야기가 태권도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결말은 끝내 무엇일까? 모두가 두려워하고 예상하고 있듯이 자본의 학원업 진출이다. 가정집만 한 상가에 운동용품 몇 개 갖춘 대부분 도장은 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종합 스포츠 센터에 흡수되거나 그로 말미암은 경쟁력 약화로 끝내는 존립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일부에서 그것에 대비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고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해보지만, 내가 보기에 결국 기업이 진출하면 잠식당하지 않을까 싶다. 그들이 모여서 하는 거라고는 태권도에 관한 연구가 아닌 어차피 기업에는 상대도 되지 않을 마케팅 연구나 재밌는 놀이에 관한 연구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는 날에는 하나 둘 일어날 것이고 잘 되지도 않겠지만, 일단은 단합하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끝내 실패할 것이다.

 

우리는 하지 않는 게 없을 만큼 너무도 많은 것을 하며 우리의 영역을 벗어나 있으니, 자본이 시장의 원리에 따라 진입하는 당연한 것에 대해 대항할 최소한의 명분도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빵집 사업 진출을 정부에서 막아뒀다지만, 우리는 그럴 여지조차도 없다.

 

어느 경제 연구소에서 2020년쯤 사라질 업종으로 태권도장을 꼽았다던데, 이대로라면 우리는 누구를 탓하지도 못하고 자멸하지 않을까 싶다. 다가올 예측 가능한 내일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우리의 영역으로 돌아와 불필요한 경쟁을 삼가고 해야 할 일(태권도)을 하며 스스로의 가치와 목소리를 높여야 하지 않을까?

 

나는 그 누구 때문도 아닌, 우리 자신 때문에 우리의 미래가 불투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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