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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

정신없이 살아가는 하루하루

by 태권마루 2010. 2. 24.

지난 겨울 방학을 시작으로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 사이 크리스마스, 신정, 구정 등 연휴가 몇 번 있었지만 그런 날에는 개인적으로 뭐 좀 만든다고 또 어김없이 잠도 제대로 안 자고 도장에 나와 설쳐댔다.

지난 겨울 방학에는 특강을 포함하여 오전에 두 부, 오후에 다섯 부로 총 7부를 소화하며 열심히 뛰었다. 관원이 좀 늘어나나 싶었는데 개학하고 나니 이거야 원~ 그렇게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줄어드는 관원을 막을 수 없는 걸 보면 참 내 능력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느낀다.

졸업식 때는 아이들 졸업식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주고 싶었는데, 늦잠으로 뒤늦게 도착했다. 다행히 졸업식이 끝나지는 않았다. 카메라를 들고 가기는 했는데 빈손으로 가기가 좀 그래서 꽃집에 들렀는데 한 다발이 만 원이란다. -_- 깎아서 8천 원이라니.... 그렇다고 또 도장 다니는 아이들에게만 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 꽃다발을 포기했다.

꽃다발.... 별것 아니지만 참 많은 고민했다. '다니는 애들에게는 꽃다발을 주고 그만둔 애들에게는 한 송이만 줄까?', '최근까지 다닌 애들에게만 줄까?', '그냥 다 주지 말고 사진만 찍어줄까?'

끝내는 졸업식 때 가지 못했다.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지 못하고 즉흥적으로 하려다 보니 이런 작은 것으로 혼란을 빚었다. 다음부터는 좀 대비를 해서 가야겠다. 도장에 다니는 애들에게 졸업식 전날에 미리 주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오늘 모임이 있는데 가지 않고 도장에 있다. 입학 시즌이라 전단이라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에 집에 가면 마음이 불안하다. 열심히 전단지 만드는 거야 시간만 투자하면 될 일이지만, 성격상 거기서 전단지 나눠주는 것이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도장에서 사범 생활을 한 후로 나는 홍보라는 것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이전 도장에서는 관장님 따라서 학교 입학식 때 나가서 홍보물을 주기도 했었는데 그때는 시키는 대로 나눠만 줬고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였으니 어려운 것이 없었다.

이제는 혼자 만들고 준비해서 혼자 나가야 하니 이거야 원..... 며칠 있으면 입학식인데 아무런 준비도 못 하고 망설이고만 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도장에서는 뭘 준비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몰랐는데 오늘 한 학부모 전화가 와서 유치원 졸업식 때 인근 도장에서 와서 시범했는데 왜 그때 안 하셨냐고 그러는 것이다.

그쪽도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니 왠지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이다. 그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인데 내가 하지 않았던 것을 했다고 하니 당한 기분이 드는 것이겠지? 그 소리를 듣고 나서부터 가만히 있으려니 마음이 불안하다.

참 어렵다. 그저 묵묵히 아이들만 잘 가르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묵묵히 아이들만 잘 가르치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설치면서 많은 행사를 하자니, 능력도 부족하고 성격에도 맞지 않으니 말이다.

나에게는 관장보다는 사범의 위치가 더 적성에 맞는 것 같다.

나는 이제 처음 도장을 운영하게 된 초보 관장이다.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는 말로 나를 위로해보자. 다음부터는 철저한 준비로 할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의 홍보를 해보련다.

가만히 앉아서 내실만 다져도 입소문 타고 전해지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남보다 특별한 것이 없다면 거기서 거기인 것! 그렇다면 내가 가진 것을 유지함과 동시에 다른 것도 추구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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