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범일지

빛을 따라 달렸더니 밝은 곳이 나왔다.

by 태권마루 2009. 7. 13.

매일같이 (태권도) 선배와 친구를 만나 새벽 늦게까지 고민을 나누며 힘들어했었다. 모두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말했지만 나는 끝까지 긍정적인 생각을 놓지 않았다.

며칠 후….

최후의 수단을 준비해 놓고 결과를 기다렸다. 멈춘듯한 시간에 한 통의 전화를 기다리는 것은 수술방에 들어간 가족의 결과를 기다리는 심정이라고나 할까? 도저히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어 갈 곳도 없으면서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뙤약볕 아래서 친구와 얘기를 나누던 중 드디어 전화가 걸려왔다.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내가 도장을 인수할 수 있게 되었다.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밀려왔지만 뜻밖에 태연해졌다. 곧바로 나와 고민을 나눴던 모든 이들에게 연락했다. 고민을 나눌 때와 마찬가지로 자기 일인처럼 기뻐하고 축하해 주었다.

27살에 태권도 사범이 된 후로 만 4년 만에 나는 드디어 내 도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계획했던 것보다 일찍 시작하게 된 만큼 빚도 많이 져야 하지만 좋은 위치에 좋은 도장을 인수받아 시작할 수 있게 되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어져 버렸다.

앞으로 빚을 갚고 결혼도 해야 하기에 몇 년간은 경제적으로 힘들겠지만 많은 면에서 내 삶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기에 걱정보다는 희망이 가득하다. 도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훗날 태권도 지도자들 앞에서 강연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열심히 열심히 달려볼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