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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

예상은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

by 태권마루 2009. 7. 7.

섣부른 예상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멋진 도장을 인수받을 기회는 물거품이 되었고, 이젠 이 도장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훗날 내가 어찌 될지 모르니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어찌 될지 모르기에 안타깝고 심지어는 배신감마저도 생긴다.

이렇게 된 마당에 내가 어제처럼 아이들에게 정을 쏟으며 가르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범으로서 늘 품은 작은 꿈이라면 이 아이들이 훗날 성장하였을 때… '그 사범님 참 잘 가르쳐 주셨는데… 좋은 분이 셨는데….' 하는 생각을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나로 말미암아 내가 가르친 것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그들을 보았을 때 얼마나 뿌듯하겠는가…! 이 아이들과 헤어져야 함에 힘이 나진 않지만, 아이들에게 나를 새겨넣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격려와 사랑을 주어야겠다.

그건 그렇고…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한 줄기 희미하던 빛이 사라져 버렸으니 이제 발 벗고 찾아 나서야 한다. 내가 가진 부족한 돈으로 어디에 있는 어떤 도장을 인수받을 수 있을까? 얼마 전까진 설렜는데, 이젠 그 설렘은 온데간데없고 근심만 가득하다.

바깥에는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다. 나에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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