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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사범·지도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by 태권마루 2009. 3. 31.

태권도 관련 사이트를 많이 봐서 그런가? 태권도 사범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글을 자주 보았다. 대부분은 중·고생들이 올린 질문으로 파악되며 어리기 때문에 현실적인 고충을 잘 모르는 듯 보였다. 아무튼, 꿈 많은 중·고생과 그런 자녀를 둔 학부모를 위해 짧게나마 알아보자.

태권도 사범! 어찌 보면 태권도 사범만큼 과정이 긴 전문가 집단도 흔치 않다. 태권도 4단까지 적어도 7~8년은 수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소한이 그렇지 일선에 있는 지도자 대부분은 최소한 10년 이상 운동을 해 온 사람들일 것이다. 10년이면 전문가라 불러도 손색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우리 집 옆에 있는 도장의 지도자들이 모두 그러한 것은 아니다. 사실 요즘 태권도장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의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아무런 자격없이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할 수도 있는 법이다.

태권도 사범이 되는 방법을 논하기 전에 태권도 사범의 종류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에 대하여 말하자면…
오래전 00관의 책자를 보니 9대관(강덕원, 무덕관, 송무관, 오도관, 정도관, 지도관, 창무관, 청도관, 한무관)의 우두머리(?)를 관장이라 하고, 그 산하 개별도장들의 지도자를 지관장 또는 사범이라고 했다. 언제부터인가 9대관의 의미가 퇴색하고, 태권도장이 체육관으로 불리며 지관장들이 관장으로 불렸고, 그 도장의 직원은 사범이 된 것으로 추측된다. 아무튼, 현재의 관장도 사범에 포함된다는 것을 이 글을 읽게 될 많은 이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현재의 사범에서는 크게 관장, 사범, 보조 사범, 교범으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관장은 한마디로 체육관의 주인이다. 태권도 4단 이상으로 사범 자격증, 생활체육 자격증이 있어야 하며 지역에 따라 심판 자격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관장과 사범의 차이는 그 도장이 자기 것이냐 아니냐로 따지면 될 것 같다. 훗날 도장을 경영하기 위한 경험을 쌓으려고 사범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오랜 경험과 능력이 있어도 돈이 없어 도장을 차리지 못하고 사범으로 있는 경우도 있다.

사범은 언젠가 자기 도장을 차리려고 떠나므로 사범들의 월급은 하는 일에 비해 적은 것이 사실이다. 일은 고되고 월급은 적다 보니 사범을 지망생 점차 적어지고 그렇다 보니 돈 있는 사람들은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도장을 개관하거나 사범 생활을 짧게 하고 도장을 차리는 경우도 많다.
도장의 수는 늘어나고, 사범의 수는 줄어드는데 도장이 많아져서 사범을 필요로 하는 곳은 많아지니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까지 지도자로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간혹 도장의 사범이라는데 나이가 지나치게 어려 보이거나 자질이 없어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경험이나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사범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보통 보조 사범이라 부른다. 말 그대로 보조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사범의 역할만큼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보조 사범은 주로 사범이나 관장이 차량운행을 나갔을 때 전화를 받거나 수련생들을 관리하고, 수업 시간에는 흰 띠나 유급자를 맡아 가르치는 등의 역할을 한다.

교범은 주로 도장의 수련생 중 운동 경력이 오래된 수련생들이 사범을 도와 보조 사범 역할을 한다. 교범들은 대체로 도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신이 수련하는 시간에 와서 같은 부 수련생들을 지도하거나 시간이 되면 다른 부까지도 남아서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관장님이 용돈을 주거나 아예 받지 않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사범이 많은 도장은 지도 사범, 수석 사범, 정 사범, 보조 사범 등 그 명칭도 다양하다. 지도 사범(혹은 지도 관장)은 관장을 대신해서 도장을 맡아 운영하는 경우를 말한다. 도장을 두 개 이상 운영하거나 도장을 운영하고 싶은데 자격이 부족한 경우 지도 관장이나 지도 사범을 고용한다. 지도 사범(지도 관장)의 경우 대개 나이가 20대 후반 이상이며 어느 정도 경력이 있어야 한다.

수석 사범은 도장이 여러 개이거나 도장의 규모가 큰 경우 업무를 분담하기 위해 사범 대표를 뽑게 되는데 역시 지도사범과 마찬가지로 경력이나 나이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

위의 내용은 모두 내가 아는 통상적인 내용일 뿐, 명확한 근거는 없다. 하지만 대부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 여긴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태권도 사범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경력, 경험이다. 단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5단보다 잘하는 1단도 있는 법이다. 자기가 하는 것은 태권도 선수보다 잘해도, 누군가를 지도하는 것은 수준 이하인 사람도 있다. 3단이라도 경력과 경험이 있다면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 테니 지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통상적으로 사범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운동기능이 뛰어나며 단수도 있기 때문에 경력과 경험이 중시된다. 한마디로 보조 사범이나 교범으로 경력과 경험을 쌓아서 지도력을 어느 정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실함이다. 아무리 잘 가르친다 한들 성실하지 못한 사람을 고용할 관장은 없다. 실력이 조금 떨어져도 성실하다면 환영할 관장들은 많다. 나도 실력보다는 성실함으로 승부하고 있다.

태권도 사범 자격증을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지만 그런 자격요건을 따지며 사범을 구하는 곳은 사실 많지 않다. 자격증은 어디까지나 자격증일 뿐! 그 사람의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므로 실질적인 능력만 있으면 그런 것은 걸림돌이 아니다. 물론 사범 자격과 생활체육 지도자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당연히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자신의 도장을 차리려면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태권도 사범은 대한민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격요건이 까다로워야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부적절한 사람들까지도 태권도 지도자로 도복을 입도록 해 놓았다. 위에서 말하듯 태권도 사범이 되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다. 하지만 자신에게 떳떳하며 대우받는 사범이 되려면 그 어떤 분야의 종사자보다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요즘 태권도장에서는 태권도뿐만 아니라 격투기와 체육 전반에 걸친 수업을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인정받기 어렵다. 줄넘기, 태권 체조, 기계체조, 마샬아츠, 이종격투기, 학교체육 등등 너무나 많은 것을 다루고 있어서 A급 사범 대우를 받으려면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사범으로서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이면 보통 자기도장을 개관하게 된다. 하지만, 사범생활하면서 도장을 차릴 만큼의 돈을 모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대부분 대출을 받아 도장을 열게 되는데,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한 집 건너 하나씩 도장이 있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 결국 도장 문을 닫고 빚더미에 앉게 되는 경우도 많다. 자격과 자질이 부족함에도 섣불리 도장을 열었다가 쓴맛을 보고 타업종으로 전환하는 사범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도장을 개관하려면 수련생을 지도하는 능력도 뛰어나야 하지만 이것도 일종의 사업이기 때문에 경영능력도 있어야 한다. 관원 관리는 물론, 홍보, 세무, 인테리어 등 단지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능력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사범경력으로는 습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니 개인적인 역량이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태권도 지도는 잘해도 경영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껴서 망하는 경우도 많고, 지도력은 떨어져도 경영을 잘해서 성공하는 예도 많다. 이에 대해서는 나도 잘 아는 바가 없어서……pass ㅜㅜ

태권도에 애착을 두고 열심히 수련하며 자기계발을 한다면 태권도 지도자의 길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태권도 학과나 체육 관련 학과로 진학하여 전문 지식을 쌓으며 자격증을 취득하고, 대학을 다니며 보조 사범으로 일하며 경험을 쌓으며, 졸업 후 사범으로 취업하여 경력을 쌓는 것이 이상적인 코스가 아닐까 싶다.

현 태권도 사범으로서 태권도 지도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이론적인 측면에서도 공부하고, 뚜렷한 지도 철학을 세우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많은 사범과 관장님들을 만나지만, 품새 동작의 명칭조차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절대다수였다. 대부분 도장에서는 다양한 띠와 도복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나름의 철학이 없는 경우도 절대다수다. 지도 방법은 수없이 많으며 늘 새로운 것이 개발되고 지도자들은 도태되지 않으려고 그런 것에 연연하게 된다. 하지만, 확고한 지도 철학이 없다면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지도자는 가르치는 사람이다. 기술이 조금 부족해도 잘 가르칠 줄 알아야 한다. 잘 가르치려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다양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월드컵 4강에 올려놓았던 히딩크 감독과 얼마 전 WBC에서 대한민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던 김인식 감독처럼 훌륭한 지도자는 자신의 운동기능이 아니라 지도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실기 능력도 중요하지만, 이론적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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