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범일지

초보 사범의 욕심

by 태권마루 2008. 3. 17.

처음 사범 일을 시작할 때에는 하루하루 배워나가는 것에만 급급했는데, 어느 정도 일에 익숙해지면서 욕심이 차츰 늘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사범 생활을 시작하며 가졌던 욕심은 새로 들어온 흰 띠 수련생을 승품·단 심사에 합격 시켜 품 띠로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첫 도장인 A 도장에서는 심사를 며칠 앞두고 다른 곳으로 옮겨오는 바람에 그것은 지금 있는 B 도장에서 새로 시작하게 되어 한~참 후에나 가능했다.

편애하면 안 되겠지만 이 아이는 다른 애들에 비해 조금이라도 더 애착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내 첫 작품인 EJ는 너무 예쁘고 태권도도 잘해서 보다 애착이 간다. 또한, 학부모와의 관계도 좋아서 내 보물과도 같은 제자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또 하나의 욕심이라면 선수를 키워보는 것이다. 열심히 가르친 수련생이 대회에 출전하여 입상한다면 지도자로서 또 다른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사범 생활을 처음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모 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내가 오기 이전에 기본이 잘 잡혀있던 아이들이라 내가 만든 선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도장 수련생들을 몇 차례 대회에 참가 시켜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아직 나만의 힘으로 처음부터 지도하여 만들어진 좋은 선수는 없다.

앞서 언급한 EJ가 품새와 겨루기 모두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본인 의지가 약해서 어찌 될지 모르겠다. 여기서 말하는 욕심이라는 것은 만들어져 있는 단계가 아니라 내가 처음부터 지도하여 완성되는 수련생을 말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아이를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유단(품)자로 만들고, 대회에 출전 시켜 성적을 거둔다는 것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에 이제 막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나와 같은 초보 사범들에겐 좋은 목표가 되는 것이라 여긴다.

EJ 머지않아 국외 유학을 가게 될 텐데 그전에 나의 작은 바람을 함께 만들어주지 않을래? ㅎㅎ. 그리고 내가 B 도장에 왔을 때 처음으로 입관한 IL아 승품·단 심사에서 꼭 합격하고 열심히 하자.. 다~ 사랑하지만, 특히 사랑한다. 녀석들아~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