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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일지

태권도 관장이라 결혼을 허락한다.

by 태권마루 2011. 2. 18.

대학 4학년 때 사범으로 취업을 나와 사범 생활 2년 만에 대학 때 받은 학자금 대출 겨우겨우 갚았다. 쥐꼬리만 한 월급 받아 학자금 대출 갚는다고 나름대로 고생했다.

이제 결혼 자금 좀 모아야겠다 싶었는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도장을 인수하면서 다시금 빚을 졌다. 이번에는 학자금 대출과는 비교되지 않는 큰돈이다. 그러고는 일 년 동안 꽤 많은 빚을 청산 했다. 그래도 갚아야 할 돈은 몇 배는 많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여친님께서 결혼 얘기를 꺼내며 2010년에 결혼하자며 돈을 모으라는 것이다. 그래서 빚 갚는 것을 중단하고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빚 갚을 때는 쓸 거 안 쓰고 갚아나가니 돈이 금방 갚아지더니 이거 뭐 결혼하려고 돈을 모은다고 모으는데 뭐가 모이질 않는다. -_- 끝내 2010년은 그렇게 흘렀다.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해서 제법 큰 돈이 만들어졌다. 예전에 여친 부모님께서 반대하셔서 집 구할 돈 모으면 다시 얘기해 보자고 했는데 그만큼 모였으니 부모님께 다시 얘기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뜻밖에 순순히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나는 큰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생각하고 마음 단단히 먹고 있었는데 이거 시간 좀 흘렀을 뿐인데 의외로 쉽게 풀리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사범에서 관장으로 위치가 바뀌고, 최소한의 결혼 자금을 모았다는 것이 작용했겠지?

아무튼, 지난 토요일 여친의 부모님을 만났다. 나에게 모질게 대할 줄로만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너무나 고마웠고 자신감이 생겼다.

그 후로 미친 듯이 집을 구하러 다녔는데 이건 뭐 우리가 가진 돈에 맞는 집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몇 날 며칠을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집을 찾아 돌아다녔다. 왜냐? 올봄이 가기 전에 꼭 결혼하고자 하는 여친의 의지 때문이다.

아무튼, 극적으로 정말 괜찮은 집을 발견했다. 그런데 젠장~ 9천이란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로 하고, 가계약을 했다. 이번 주 토요일에 본 계약을 하기로 했다.

이제 집을 구했으니 어서 날을 정하고 상견례하고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 요즘은 집을 구하지 못해 결혼식하고 신혼여행 다녀와서 집 구할 때까지 각자의 집에서 사는 신혼부부도 있단다. 그래서 예비 장인, 장모님이 집을 먼저 구해야 날짜를 잡아준단다.

이제 승낙과 집이라는 두 개의 산을 얼떨결에 넘었다. 이제 또 얼마나 많은 난관과 부딪힐지 모르지만, 뭐, 잘 되겠지? 기존에 있던 빚에 전세자금 대출까지… 1억 가까운 빚을 떠안게 되었으니 앞으로의 고생길이 눈에 훤하다.

오랜 연애와 결혼까지 우여곡절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이제 그 결실을 볼 것을 생각하니 들뜨기 시작한다. 평소에는 하기 싫었던 품새 수업에도 힘을 내서 열심히 했다. 아이들에게 짜증이 나다가도 기쁜 일을 생각하며 한 번 웃어주었다. 그러고 보면 가르치는 사람이 행복하면 그 밑에서 배우는 제자들도 행복해지겠다. 우리 도장에 아이들을 위해서도 내 삶을 위해서도 행복해져야겠다.

태권마루 곧 장가갑니다. 많이많이 축하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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