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두 번째 사범은 사랑하는 제자 :: 2009/12/07 13:00/사범일지
내가 사범을 고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차량운행을 나갔을 때 아이들이 방치되기 때문이다. 학교도 많이 빠지고, 담배냄새도 풍기며, 싸움도 자주 하고 다녔다. K 양을 선도하기 위해 참 무던히도 애썼었고, K 양의 어머님과도 많은 상담을 했었다. 문제아였지만 그래도 도장에는 꾸준히 나왔었고, 나의 진심을 알아주었고, 내 말은 잘 따라 주었다. K 양을 보며 항상 말했었다. 내 지금 꿈은 네가 대학에 가는 것을 보는 거라고.... 방탕스런 청소년기를 보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그래도 미래를 걱정하는 K 를 보며 늘 뭔가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K 를 보며 느끼는 감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애틋함이라고나 할까... K양을 불러 상담을 했다. 도장에서 일해보겠느냐고 했더니 너무나 하고 싶어 했다. 예전부터 K양에서 인생에 있어 첫 번째 승부수는 고2 때부터 띄워야 한다고 했었다. 대학에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시기이고, 그 결정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고 말이다. K양에게 이제 그 시점이 되었다며 오전에는 검정고시 학원에서 공부하고 오후에는 도장에서 일하며 내일을 준비하라고 했다. 지금 만나서 노는 질 나쁜 친구들과 모든 관계를 정리하고 이제는 오직 네 미래만 생각해서 나가자고 얘기했다. 며칠간의 생각할 시간을 주고 여러 차례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각오를 되새겨주는 상담을 했다. 어머님과도 통화했는데 무척이나 고마워하셨다. 집에서도 거의 포기했었는데 지금까지 끝까지 잡아주려고 노력했던 점과 이렇게 일할 기회를 줘서 연신 고마워하셨다. 물론 나도 정말 기뻤다. 내가 하나부터 키워나갈 수 있는 사범이 생겼다는 것, 아끼던 제자와 함께 일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K양과 어머님이 전전으로 나를 믿어주고 있다는 것들이 말이다..... 다 좋은데 한가지 문제점은 나를 크게 고민하게 하였다. 학부모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직 어리고, 딱 외모에서부터 단정한 인상은 풍기지 않기 때문이다. 17살짜리가 학교에 가지 않고 도장에서 자신의 아이를 지도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뭐 있는 그대로 말하면 이해해주실 거로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 문제로 고민하던 중 무카스에서 미국에서 도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강상구사범님의 글을 보며 깨닫는 바가 있었다. 사범양성프로그램으로 문제아들을 선도하고 그들을 지도자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강사범님의 이야기는 내 고민을 떨쳐버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제 3시가 되면 K양의 첫 출근을 할 것이다. 아이들을 지도하며 실력이 늘어가고, 성격이 변하는 것을 보면 참 보람되지 않을 수 없는데 이젠 사범을 양성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K 양 같은 경우 사범 양성뿐만 아니라 삶 자체를 이끌어주는 역할이 될 것이다. 기대로 말미암은 설렘도 있지만 무한한 책임감도 느껴진다. K 양이 나의 부흥에 맞춰 열심히 해주고 도장도 성공적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면 더없이 좋겠다. 한동안 Y 사범에게 많은 것을 맡기고 나태했던 나를 반성하며 하루를 시작할 것이다. 이번 방학에 관원 확보를 위한 승부도 한 번 띄워볼 것이다. 열심히 하자 아자! '사범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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