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생들은 새로운 것을 원할지도 모른다. :: 2007/12/26 23:41/사범일지
내가 어릴적 태권도를 수련할 때엔 그저 사범님이 높게만 보였고, 사범님의 말에 자발적(?)인 복종을 하며 지도를 받았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사범이 뭔가를 보여주며 가르치지 않으면 쉽사리 믿거나 따르지 않는다. TV나 각종 매체를 통하여 고난도의 기술을 시범하는 장면을 많이 본 탓에 왠만큼 보여줘서는 성에 차지도 않는다. 많은 도장들이 태권도 외적으로 다양한 영역까지 진출했다. 태권도체조는 기본이고, 음악줄넘기, 텀블링(기계체조), 쌍절곤이나 화려한 무기술 등등... 심지어 주짓수 수업까지도 진행한다. 지도자가 한두 명인 곳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태권도 사범에게도 한계는 있는 법.... 태권도 발차기는 정말 잘하지만, 낙법을 못할 수도 있고, 쌍절곤은 화려하게 돌리지만 텀블링을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련생들이 그것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태권도 사범은 슈퍼맨이어야 한다. 모든 것을 수준급으로 할 수 있어야 특히 중고일반부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얼마전 고등학생 수련생 중 하나가 인근 합기도 도장을 예로 들며 우리는 왜 그런것을 안하느냐고 물어와 당황스러웠다. 합기도에서는 당연히 하는 부분이지만 태권도에서는 그것이 꼭 필요하다 여기지 않았고, 무엇보다 내가 연습하지 않아 지도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 줄 모른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나도 여러분에게 가르치기 위해 교육을 받는 중이다. 머지 않아 수업을 시작할테니 조금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넘어갔다. 물론 나는 개인 레슨을 받아서라도 아이들에게 무언가 보여줄 참이다. 태권도 사범은 무엇이든 만능으로 해내야 하는 속깊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선택한 길이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원망해서는 안된다. 무언가 배울 수 있고, 내 능력을 계발할 수 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나는 준비가 부족한 체 너무 많은 것을 짊어지고 시작하자니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도 더디게라도 이렇게 고심하고 노력하면서 하나씩 발전해나가는 것이 참 된 자기계발 아니겠는가.... '사범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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